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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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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톨릭 정신과를 나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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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12.09. 19:27:44 추천: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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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백인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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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릭 정신과를 나와서
백인덕
병원 옆
분식집
키 큰 원추리 화분 그늘 가에 앉아
식은 라면을 먹어요.
최승자 시를 읽다
허기를 잊고
약 먹을 시간을 잊고
주인녀 고까운 눈초리를 잊고
상처를 잊고
치유의 나른함을 잊고
사랑했던 기억을 잊고
사랑 받았던 감각을 잊고
헐거운 손을 잊고
아픈 두 눈마저 잊은 채
신김치를 얹어 불어터진 라면을 먹어요.
또, 무얼 잊어야 하나?
시인을 만나면 시인하고 싶어요.
나는 똥파리야!
개새끼.
넌 날개가 없어
똥이야!
아, 이 이천 원짜리 라면도 곧 똥이 되겠지요.
난 세계가 뱉어버린 오물,
난 이 세계를 사랑할 의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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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5. 전체글: 40196 방문수: 48779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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