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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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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사는 후회를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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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12.07. 18:21:28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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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김지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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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후회를 모른다
-간벌
김지명
나무가 나무 밖으로 몰두한다
아이가 아이 밖으로 몰두한다
나무가 아이를 넘보다 나무를 놓치고 만다
아이가 나무를 만지작거리다 얼굴을 놓치고 만다
너무 종알대는 아이와는 반대편이라 좋은 나무
활개 치는 큰 나무와는 반대편이라 좋은 아이
서로 호의는 눈을 짚어 맴도는데
말도 하기도 전에 두 손이 먼저 착해지는데
남의 생각을 내 생각처럼 지우고 마는
기울어진 지구에서는
쉽게 세상에 편입되지 못해
맑은 날에도 흐린 날에도 못 자라
해를 놓치고 달을 놓치고
풀꽃과 가시덩굴과 친해 못 자란
나무, 아이
초록을 먹어치운 그늘이
엄마를 먹어치운 그늘이
악의 없이도
덜 자란 사연을 골라내고 있다
외로움을 돌보지 못한 반대편에서
눈을 반짝이는 어린 것들을 보세요
천진하다는 것은 저리 쉬운 일
바람에 걸어두어야 할 약속도 모르는
켜켜 쌓아두어야 할 후회도 모르는
잘 개어진 오후 2시속으로
벌채 차량이 겨울을 퍼놓고 지나간다
엄마를 솎아낸 겨울이 천진불을 끌고 앞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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