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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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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행 열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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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12.07. 18:19:56 추천: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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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박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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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행 열차
박준
자리는 비좁고
우리는 난민 같았습니다
종일 앉아만 있어도
손톱 밑이 검어지는
마음이 가난한 나라의 국민이었습니다
열차는 오래전 죽은 영부인이
태어난 군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러면 큰 바위 밑 석굴을
공양간으로 삼고 있다는 절도
그리 멀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해의 끝은
낡고 비려서
데워진 구들이라면
어디든 가서 눕고 싶었습니다
곧 터널로 들어갑니다
슬퍼하고 있는 사람들의 몸짓은
언제나 느린 것이라 생각하다가도
달 구경하듯
별 구경하듯
객실의 흐린 독서등을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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