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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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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가사키 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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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12.05. 20:49:48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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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이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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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가사키 호텔
이미상
오사카(大阪)
우메다(梅田) 역
좁은 광장을 빠져나와
붉은 데일리 상점 교차로
어두운 골목 쪽으로 건너면
우측에 조용히 앉아 있는
아마가사키(尼崎) 호텔
한낮의 적막을 밀어내고
걸어가는 저녁
미희들 풀어헤친 가슴 위에
선명히 새겨진
'칠천엔'
그 아래
내 첫사랑의 눈빛을 가진 사내
아직 소년의 미소
남아 있는 검은 양복의
사내를 뿌리치지 못하고
지하계단을 내려가던
한 무리의 여행객들
짐을 다 풀어놓지
못하는 좁은 방
눈 감은 뒤에도 남아 있는 눈빛
밤새 얼굴 위를 기어다니던 붉은 등
새벽녘까지 질척이던 빗소리
발소리들 모두 지나간 후
유령처럼 다가온 아침
먼저 일어나 찬물로
세수하고 서 있는 거리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다시 짐을 끌고 떠난 뒤
저녁이면 여행객들이 모여들고
내 첫사랑의 눈빛을 가진
사내에게 이끌려
남루한 지하계단을 내려갈
오사카(大板)
우메다(梅田) 역
아마가사키(尼崎) 호텔
새해 아침
골목 가득 날리는 진눈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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