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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시대의 연금술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12.05. 19:29:01   추천: 2
명시: 문충성

우리 시대의 연금술

문충성

몸만 파는 것은 죄가 아니여요
혼까지 팔아먹는 사람들이 많아져
행복한 시대
자유와 평등과 박애가 넘쳐나요
힘과 돈에 맛들이면 황홀하게
지옥도 천국으로 만들 수 있다나요
몸만 파는 사람들에게는 이 세상이 지옥이지만
혼까지 파는 사람에게는 이 세상이 바로 천국이라고
다들 그러대요
깡패성, 투기성이나 키우며 항상
멍텅해야 된다고 적당히
썩어야 된다고 썩어서 밀알을 키우겠다고
고스톱치며 포주 언니는 마른 입술에 침을 바르지만
어떤 이는
몸만 파는 것도 천국인데
혼까지 팔아 뭐하겠냐고도 해요
말이야 쉽지요
어차피 이 세상은 사지선다형으로는 살 수 없는 것
그러나 사지선다형으로 살라고 해요
죽은 듯 사는 거나
그럭저럭 사는 거나
살아도 죽은 거나
죽어야 사는 거나
모두 무서워요
밤낮으로
나를 짓누르는 힘센 사람들
아무리 많아져가도
내 젖가슴 근처에서 아무리 땀 흘리며 식식거려도
하늘을 향해 누웠을 때나
땅을 향해 누웠을 때나
권력과 돈의 성욕에 미쳐나지만
내 사랑의 변두리에도 이르지 못하는 가여운 나의 사랑이여
내 몸은 썩어가지만 순수한 나의 혼이여
밤낮으로 꿈꾸는 해방이여
엉터리 자유와 평등과 박애를
꿈꾸어라 천국 속의 지옥들
내게서 내가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고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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