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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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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텐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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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12.01. 10:18:48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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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안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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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션
안지은
긴 식탁 위에
잔 접시 나 나이프 포크 너
늘어져있다
나와 나이프는 조금 가깝고
너와 잔은 아주 멀다 그리고
우리는 마주보고 있다
서로 알고 있는 서로를 매 순간 흘려보내면서
아주 오래된 친구라는 확신을 가진 채로
그 사이
돼지가 지나간다
지나는 게 중요해, 간다는 게 중요해?
질문할 수 있다는 건 기다릴 수 있다는 것
식탁보 대신 나의 일생을 깔아놓고
그 위에서 만찬 혹은 손가락을 빨자 비로소
정물로서의 나와 생물로서의 나이프
그렇다면
돼지가 지나가고 있다
너는 어제의 나를 알고 있다고 했다
유리가 깔린 식탁에서
식탁의 무늬를 유리의 결이라 믿는 사람
우린 분명 마주보고 있는데
자꾸만 미끄러지는 건너편
잔과 나이프는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물론 이건 생물의 입장이고
정물은 그저 본다, 저기에
돼지가 있다
잡았다
놓쳤다
식탁 위에 놓여있는 모든 것들이 놓친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는 나의 빈손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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