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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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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등이 있는 숲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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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12.01. 10:16:41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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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양애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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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이 있는 숲길
양애경
초여름 저녁 어스름
산책으로 걸어드는데
파득, 하고
가로등이 날개펴는 소리가 들렸어요
올려다보니
빛의 씨앗이 점점 더 붉게
더 환하게 켜지더니
밤의 우주를 향해 열린 커다란 등대가 되더군요
내 마음도 가로등처럼 커져서
우주를 향해
그대, 나 외로워
나와 밤하늘만 들을 수 있는
큰 소리고 외쳤어요
빛의 빠르기로 대답이 와도
몇 천년 후에야 이 자리에 도착할지 몰라요
산새가 가쁜 내 숨소리를 따라와서
자기도 답, 답, 해, 답, 답, 하다고
나무 위에서 큰 소리고 울어줬어요
하늘엔 초승당과 별이 마주보며
저렇게 수줍게 열려 있는데
밤이 다가온 숲과
사람이 사는 마을 사이
저렇게 아름다운 불빛들이 걸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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