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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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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언제나 다리 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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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11.27. 20:59:15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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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오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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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다리 위에서
오정국
다리 밑엔 모래밭이, 땡볕이, 철제 계단이,
맨드라미 모가지가, 짝짝이 신발들이
나는 언제나 다리 위를 떠도네
내가나를 용서하지 못하고, 굴복시키지 못했듯이
다리 밑엔 떠돌이 개가, 검붉은 강물이, 기름띠의 액정화면이,
별빛들의 스팸문자가
다리 위의 나는
눈 내리는 벌판의 아나키스트를 꿈꾸지만
전쟁과 혁명이 밟고 간 자리, 이제는
무엇 하나 밀고 나갈 틈이 없네
강은 제 물길을 잊지 않고 흐르네
강의 여자들이 생수 병을 껴안고 강물로 들어서고
구름 같은 생을 꿈꾼 건 아니었으리
정면은 언제나 눈에 아팠고
교각은 무너지지 않네
춤을 추면서 손가락질하면서
뒷걸음질하는 랩 가수를 흉내내듯이
나는 오늘도 다리 위를 걷는데
빨랫줄의 옷가지 마냥 나부끼는데
다리 밑엔 돼지고기 불판이, 구제인형 팔다리가,
치정살인극이, TV카메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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