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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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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은 절벽처럼 깜깜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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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11.27. 20:38:21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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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박고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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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절벽처럼 깜깜하다
박고은
한밤
잠을 잃었다
길 잃은 시간들이
바다로 산으로 쏘다니고 있다
이제 잘까 싶어
두 눈감으면
먼저 잠자리에 든 것은
그대 그리움이었는데 다시 잠을 깨운다
하나, 둘
별을 헤아리고
그대가 올 때 발자국 소리를 기억하면서
마음을 다독인다.
어둠은 절벽처럼 깜깜하다.
밤이 깊으면 깊을수록
더 깊게 빨려 드는 것은
늘 그대 생각들이
한 송이 꽃처럼 잎을 잎을 연다.
문득
보고 싶다는 말소리가 일어서 갈 때
열어 놓은 창 틈으로 와락 쏟아져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
하루 종일 쏘다니던 바람 소리
막 눈 뜬 아기별들
한낮 뜨거운 햇살 입맞춤으로 붉어진 꽃잎
종종걸음으로 바쁘게 달려온 시간들
한 사람이 준 기다림까지……
높게만, 깊게만 거만하던
어둠이 무너지고 있다.
하얀 속살을 내어놓은 아침에……
내가 그대 사랑에서 무너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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