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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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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슴의 이야기를 나는 좋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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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11.17. 18:51:27 추천: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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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정재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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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의 이야기를 나는 좋아한다
정재율
어느 호수 밑바닥에 닿으면
깨지 않는 꿈을 꿀 수 있대
그럼 천국 아니야?
네가 답하는데
수면 위로 반사되는 빛
떨어지는 비를 보며
나는 넘치는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악수를 건네고
매일 살고 싶은 마음으로
물 속에 얼굴을 묻으면
사랑하는 사람의 냄새가 났다
호수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이 처음 본 동물로 수호신이 된다는데
떠난 사람을 너무 좋아해
물가를 평생 맴돈
사슴의 이야기를 나는 좋아하고
결백을 생각하면
깨어 있는 것보다 호수를 걷는 꿈이 더 좋았다
수면 위를 떠다니는 사람들
흰 사슴이 두 마리나 나오는 꿈을 꿨어
건지려고 하면 바깥으로 밀려나는
그건 전생 아니야?
네가 물어보는데
나는 우리가 누군지 몰라
호수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수면 아래로
손들이 넘치고 있었는데
발음이 좋아서
천국, 천국이라고 계속해서 말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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