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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11.02. 19:59:09   추천: 5
명시: 김상환

고양이

김상환

우리가 잠든 사이 작은 꽃밭에
또다시 암코양이가 찾아 들었다
땅을 파헤치고
하루가 다르게 돋아나는 새싹을 꺾고
그리고도 모자라
한 무더기의 똥까지 누고는
흙으로 덮어버린 채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고양이

우리가 잠든 사이
오래된 지붕 위의 바이올린이 아니라,
플라스틱 처마 위를
마구잡이로 들쑤셔 놓아
곤한 잠을 흔들어 깨우는 고양이
밤고양이의 울음소리

속내같이 까만 저 하늘의 별과 달은
고놈의 고양이 하는 짓거리를 보고
무어라 꾸짖을까
욕설을 할까, 아니면
빙그레 미소를 지어 보일까

못된 고양이와의 전쟁이
밤이면 밤마다 이어지는 사이
그러는 사이에
하루해가 가고, 일 년이 가고
다시 봄날의 꽃은 피고
꽃 같은 아침해가 피어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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