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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2019. 11. 22.
 친구의 편지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9.21. 15:12:53   추천: 1
명시: 최영희

친구의 편지

최영희

친구에게서
고향의 구름을 걷어 쓴 편지가 왔습니다

우리가 향수에 젖는 것은
풀 내 나는 비릿한
그리움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바람 끝에 묻어, 끝도 없이
어머니 아버지 무덤가에 이끼로 내려앉는
습한 그림자 하나 걷지 못하는
애틋함 때문만도 아니었습니다
하늘을 나는 새의 날갯짓처럼
우리 가슴에는
언제나 허공에 너울지는
고향을 향한 영혼의 몸짓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아무렇게나 나고 지는
풀 한 포기도 제 뿌리내린 흙의 내음은
쉽게 덜지 못 하겠거니
우리 가슴에는 늘, 안개처럼 젖어드는
고향이 있었습니다
친구여,
내게 보내 온 편지는 잔잔한 바람이었습니다
누었던 풀 포기가 바람에 일렁이듯
우리의 서러웠던 기억까지 그리움의 물결을 이룹니다
편지 속에는, 학교 가는 길
한낮의 굽이를 넘기는 애절하던 새소리,
그리고 가슴을 에이듯 씽씽 울어 대던
놋재를 돌아온 바람소리도 들립니다
그곳이,
그곳이 우리의 고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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