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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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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게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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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9.21. 14:44:42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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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윤인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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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같은
윤인애
스티로폼 박스를 여니 온몸에 톱밥을 뒤집어쓴
꽃게들이 사납게 집게발을 세운다
살아있는 맛이 대세라지만 정작
게들의 몸을 열고 보면
살아남으려 벌인 사투의 흔적이 처절하다
사랑이 뭐냐고 물으셨나요
달달한 살 통통 오를 때 급랭 된 꽃게랍니다
우리 사이가 최고로 맛있을 때
점화에서 절정까지의 시간만 발라
사랑이라 명명한
생의 냉동고에 급랭 저장한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의 속절없음이여!
아직도 허공을 물고 놓지 못하는 저 집게발
낡고 오래된 내 사랑 같은 꽃게를 넣고
이 맛 저 맛 섞어찌개를 끓이는
어스름 가을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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