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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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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의 아이러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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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9.11. 21:49:17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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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이만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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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아이러니
이만섭
돼지가 죽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달리 할 말이 있다면 도축으로 매몰되었을 뿐,
그런 비정함을 잊고
그런 꿀꿀한 기뿐도 잊고 돼지가 웃는다.
그 웃는 모습에 마른 침 살킬 때도
언제 구정물을 건너왔는지
언제 냄새 풀풀 나는 우리를 빠져나왔는지
우리는 까맣게 모르고
돼지처럼 길러진 돼지로부터 새로 태어난 돼지에
고개 숙이며 혹은 낄낄거리며
감정을 물물교환한다.
잔치와 고사를 망라하고 돼지라는 이름 앞세워
많은 요구가 넘치는 오늘은
말랑말랑한 살이 감싸았던 딱딱한 뼈에 꽂혀 있다.
뼈다귀 집에서 뼛속의 살을 발라내면서
살점이 떨어져 나올 때마다 와와 입들은 벌어지고
이구동성도 이만할 수 없다.
한 무더기 뼈 무덤 곁에
이렇듯 만개한 꽃처럼 피워낸 기쁨인데
축하는 누가 건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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