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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랍 속 편견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9.11. 01:37:22   추천: 2
명시: 손영숙

서랍 속 편견

손영숙

모난 어깨가 누구를 찔러댔나
세모끼리도 마음만 맞으면
각을 모아 둥글어질 수 있는데

속옷은 반드시 흰색이어야
반드시 삶아 햇볕에 말려야

반드시를 떼고 나면 온 세상이 꽃밭일까
고운 색깔, 부드러운 감촉에 밀려나
서랍 속에 갇힌 고집들 누렇게 얼굴이 떴다

배꼽도 허벅지도
벗을수록 미인되는 세기의 아침
텅 넓은 긴 치마로 무엇을 감싸 왔나

받들어 온 직선이 하루아침에 굽어져도
편견이었어, 위로하며
반드시를 떼어 서럽 속에 가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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