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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8.15. 10:12:27   추천: 2
명시: 김민서

장마

김민서

비 온다
끊어진 듯 이어지고
잦아들다 격해지며
비 온다

오로지 한 길로
오롯이 한 마음으로
말갛게 질겨지는 이 빗줄기

낱낱이 바늘귀에 꿰어
터진 마음의 솔기를 기우면
수몰은 면할 수 있을까

비 온다
어느새 정강이를 적시고
허리 명치 지나
기어이 쇄골까지 차 올라 흥건한
그리움의 벅찬 물살

그리움은
철없이 장마 지고
한없이 범람하는
내 안에 있는 외부

이번 생은
도무지 수심을 헤아릴 길 없는
내 안으로
그대의 속으로
깊이깊이 수장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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