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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을이 지면 함께 가는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8.13. 03:41:11   추천: 1
명시: 박동수

노을이 지면 함께 가는

박동수

파도가 친
물보라 속에 희미하게 보였다가
사라진 영상들
꿈을 벗어나면 한 자락의
싸늘한 가을의 빈 손

모래 산처럼
물 끼 마른 눈망울 속에서
바람에 날려 사라질
마른 빈 등성에도
꽃을 피우고 새소리가 들리며
푸른 별들이 반짝 인다

가끔은 하나씩 생소하듯
나를 처다 보며
그 눈빛 속에 허전함 들이
유리구슬 알처럼
길거리로 게워 낸다

바람 청청하고 햇살 밝은 날도
아련한 네 눈 속에 물기 돌면
하루 종일
가슴속으로 주룩주룩
빗물이 흐르는 소리

서편 창가에 누운 내 얼굴에
비치는 날선 햇살
깨진 날선 유리조각으로
가슴에 그은 상처엔
빨간 핏물로 반짝 거린다

바람이 휭 지나만 가도
포성처럼 가슴속을 쿵쿵 울리던
그 모든 연(緣)들이

강가에 노을이 지면
한 생의 마음 조린 이야기들
주워 모아
어디엔가 깊이 묻어버리곤
무덤 하나 세우겠지

노을이 지면 함께 가버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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