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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새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8.13. 03:06:07   추천: 1
명시: 황영선

황새

황영선

황새가 무논에 잠시 내려와 쉬어갈 때
결코 두 발을 내려놓지 않는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듯이
내린 두 발에 뿌리라도 내릴까 봐 주저하는 듯이

하늘이 제 집인 줄 알고 드나드는 새는
두 발이 있어도 하늘에 머문다
먹이 사냥을 할 때만 잠깐씩 내려와
지상의 것들을 입질할 뿐이다
아주 그 맛에 길들어버릴까 봐 주저하는 듯이

일탈을 꿈꾸며 지금 내 앞에 머무는 당신도
지나가는 바람이라면
두 발 모두 내려놓지 마십시오
한 발은 문 밖에 걸쳐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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