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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없다 하여도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8.13. 03:05:53   추천: 2
명시: 최춘자

덧없다 하여도

최춘자

꽃 피고 지는 세월
계절도 덧없어
봄바람도 저만치
발걸음이 휘청거린다

절정인 줄 모른 채
층계를 올라
마침내 아스라한 벼랑으로
낙화하는 봄꽃들

열정 두른 세상인들
낙원만은 아닐지라
머물지 않은 삶이란
애초에 잘못 들어선 이방인

바람아 그래도 다시
햇빛을 담고 구름 모아
죽어 가는 슬픔도 감사할
사랑이라 말해다오

여행길 가다가다
구겨진 상처 지우고
작은 꽃송이 가슴에 품어
웃음꽃 다시 피도록

성스러운 하늘이
축복으로 내릴 즈음
류마티스 두 손 기도에도
임은 항시 내게 머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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