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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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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산의 초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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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7.30. 16:23:57 추천: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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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박선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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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의 초상
박선화
무성히 푸르렀던 떡갈나무 잎들은
스스로 심장 속 핏기를 말려
모닥불 같은 햇살 한 줌과 맞바꾸었다.
손바닥만한 온기 얻고 싶어
지나온 길 더듬으며
창백한 달빛을 온 몸으로 감아보아도
앙상한 실연의 이야기만 푸석하게 밟힌다.
숱한 발자국들이 오고간 오솔길.
청춘의 시절은 옛 이야기 속에 잠들고
봄볕 아래에서 짝을 찾던 새들도
둥지를 버린 채 투명한 바람만 앉아있다.
마른 들판 건너 강물은 세월을 실어 나르고
그 강물을 따라 나섰던 그 사람은
황톳빛 신작로를 따라 흘러가 버린 뒤
겨울 산의 짧은 해가 심지를 다 태우도록
영원히 돌아오지 않고 달구어진 그리움만
허공을 배회하며 겨울을 맞는다.
무성히 푸르렀던 떡갈나무 잎들은
스스로 심장 속 핏기를 말려
모닥불 같은 햇살 한 줌과 맞바꾸었다.
손바닥만한 온기 얻고 싶어
지나온 길 더듬으며
창백한 달빛을 온 몸으로 감아보아도
앙상한 실연의 이야기만 푸석하게 밟힌다.
숱한 발자국들이 오고간 오솔길.
청춘의 시절은 옛 이야기 속에 잠들고
봄볕 아래에서 짝을 찾던 새들도
둥지를 버린 채 투명한 바람만 앉아있다.
마른 들판 건너 강물은 세월을 실어 나르고
그 강물을 따라 나섰던 그 사람은
황톳빛 신작로를 따라 흘러가 버린 뒤
겨울 산의 짧은 해가 심지를 다 태우도록
영원히 돌아오지 않고 달구어진 그리움만
허공을 배회하며 겨울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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