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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은 호박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7.18. 09:24:40   추천: 2
명시: 정병곤

늙은 호박

정병곤

나처럼 쭈글이가 되 듯
열심히 산 인생이
몇몇이 있더냐
하늘을 꿈꾸며
허공 속을 달리다가
새벽 운무에
스러진 줄기가 몇몇이더냐?
날마다 노란 별꽃이
부지런히 피어서 지고
비바람과 벌레소리
수줍게 담아 혹을 빚었다

찌는 더위 타는 목마름에
손발이 시들고 다시
핀 적이 몇번이더냐?
태풍속에서도
탯줄이 흔들리고
스스로 구르고 싶은
충동이 몇번이더냐
뜨거운 햇살에 부어 오르고
달빛으로 비벼 대다가
서늘한 아침이오니
속은 달고
겉은 쭈글이
고진감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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