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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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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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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7.04. 20:33:13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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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안미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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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
안미숙
나는 공허를 모른다
처음부터 허공이었으므로
이따금 지나는 비행기의 굉음이
마음대로 이정표를 찍고 길을 낸다
수상한 구름 소문 이끌고
저들끼리 뭉쳐 우르르 몰려다닌다
바람은 무심한 말 내던지며
치맛자락을 거둬간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은
혼자 중얼거리며 침 튀기고
기도는 햇발 아래 말라비틀어진다
아이들은 꿈에 무지개 그려 놓고
단숨에 다리를 건넌다
별들은 어두운 벽에만 얼굴 들이밀고
초롱초롱한 눈 깜박인다
돌아오는 달빛은 날마다 다른 표정으로
찾아와선 얼굴을 바꾸고
모두가 내게 한마디 말 걸지 않고
놀다 간다
가진 것 없으나 잃을 것도 없다
비워놓고 보니 심심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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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8. 전체글: 39917 방문수: 47966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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