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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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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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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7.04. 19:47:00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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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정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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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
정찬경
우리 아버지 등에는
두 개 뿔이 나 있었지요.
물건을 나르는 지게와 한 몸 되어서
겨울 아침이면 아버지 눈썹에는
고드름이 줄줄 매달려 있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소죽을 퍼주며
황소와 대화했어요.
아버지 호주머니에는
구겨진 종이에 몽당연필로 쓴
한글이 쓰여 있었어요.
받침이 없는 한글
어머니는 이해하였지만
난 이해할 수 없었어요.
실로 발뒤꿈치를 꿰매고
손가락마다 반창고 가락지 끼고
그 손으로 대학 등록금을 주셨어요.
한, 중, 일, 삼 개국을 다니셨던
아버지는 동네 선각자 농부이셨고
아침 대나무 바람 소리 들으시고
그날에 날씨도 예보하셨어요.
손톱 속에 흙 넣지 말라 하고
목련꽃 피는 사월 봄날에 홀연히
하늘나라 가시고 꿈에서 저승이 어때요
여쭈면 그냥 쳐다보시기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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