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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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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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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6.15. 14:55:00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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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이재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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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산책
이재민
저녁으로 라면을 먹었다
어머닌 파를 숭숭 썰어 넣고
계란도 풀어 끓여주셨고
찬밥 한 덩이 뚝 떼 내어 말아먹었다
오랜만에 먹어본 라면에
배가 더부룩해 졌고
오랜만에 핑계 삼아 산책을 나섰다
이미 어둠은
땅바닥에서 뒹굴고 있었고
동지를 지난 논바닥엔
볏짚이 누워있었다
어릴 적 이 길은
너무도 먼 길이였는데
오늘은 너무도 짧기만 하다
동무들이랑 참외며 수박을 서리하며
걸음아 나 살려라 줄행랑 치며
웃고 무서움에 떨던
그때가 너무도 그립다
내일엔
눈이나 비가 전국적으로 온다던데
어둠으로 포장한 하늘엔
반달만 곱게 화장하고 있다
한 걸음이면 꺼질 것 같던 배가 여전하다
빈 들판을 보면서
갑자기 그녀가 그립기만 하다
내 팔에 팔짱을 끼우고 터벅이며
반쪽 달빛이 떨어지는
시골길을 함께 거닐고 싶다
불혹이 되어도 가슴으로 번지는
사랑의 감정은
열여덟 사춘기 소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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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전체글: 40223 방문수: 48785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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