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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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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처럼칼날처럼/이규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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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03.12.14. 19:59:37 추천: 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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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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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처럼 칼날처럼
이규호님
당신을 잃어버리고 싶다
사랑처럼 먼 산울림처럼 그 메아리처럼
잃어버리고 싶다
당신이 가진 모든 것
비 맞은 머리칼 같은
하늘 담긴 눈동자 같은
아니면 또 쏟아지는 눈물
아프게 참는 울음이 단긴
그 빨간 입술의 작은 경련까지도
다 잃어버리고 싶다
우리는 비로소 숲이였을 때
우리는 그 숲이 우리를 떠나
왼딴섬에 외따로 피어 있을 때
그 숲속에 작은 우리의 그림자가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것을 본 뒤부터
그때 들리는 물소리 물소리
당신을 잃어버리고 싶은 것은
그 연기를 쫓는 새떼의 비상 때문이다
날아오르는 새의 날개에
당신은 마치 아름다운 비수처럼 꽂혀
그 연기를 찢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처럼 칼처럼 물소리처럼
다만 당신을 잃어버리고 싶다
여명 문학회 김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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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5. 전체글: 40166 방문수: 48775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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