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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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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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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5.22. 18:37:03 추천: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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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정영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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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광부
정영주
별어곡역에서
사북면 첩첩산중에
별어곡역이 있다
화물칸엔 아직도 무연탄이
오래된 손님으로 실려나가고
객실에는 마지막 광부인 사내가
시커먼 복면을 두른 듯 서성이다
쓸쓸한 두 눈만 퀭하니 두고 내린다
늦은 밤
너와집으로 가는 길
푹 꺼진 방구들과 한쪽 지붕이 기우는 틈새로
아궁이 속 덜 마른 솔방울 가지들이
매운 연기를 토해내는 집
가끔은 해찰한 별들이 들어가
기차를 기다리는 객이 되기도 하는 적막한 역처럼
광부의 아내, 토방 앞 둥그적이 앉아
유성 바라보듯 막막히 사내를 기다리리라
기다리는 일만이 산 속에선 유일한 출구인
사북의 밤은
천근 만근 추를 단
항구 밖에 떠 있는 검은 아가리배가 되어
묵직하고 가뭇하게 어두워가고
손톱만한 빛만 보여도
맹렬히 달려드는 날벌레들만
별어곡역 깜박깜박 외등에 몸을 지져대고 있다
사내의 등에 덜그럭거리는 연장 주머니가
성급히 밤길 먼저 재촉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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