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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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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의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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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5.22. 18:35:54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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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김왕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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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밤
김왕노
밤이 눈을 감기면
그 때부터 모기의 조롱은 시작된다.
모기에게 피 한 방울 쉽게 나눠주지 못하는 것처럼
세상에 어떤 배려 한번 하지 못한 심정을 아는 모기는
앵앵거리며 나를 헐뜯기 시작한다.
푹신한 내 잠은 사라져버리고
참으며 그냥 자버릴까 아니면 에프킬러를 숨이 막히도록 쳐버릴까
깊은 갈등에 빠진다.
근지러워 딱 치면
으깨어진 모기에서 터져 나온 내 피는 선명한데
나는 그 누구에게도 저렇게 선명한 갈채 한번 보내지 못했다.
헌혈의 대열에 한번 끼지도 않았고
저렇게 목숨을 내놓고 피 한 방울 구하려는 모기에게 관대한 적도 없다.
내 피의 내력은 그래서 불결하고
모기가 미치도록 얄미운 것은
나의 그런 약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모기는 여전히 내 잠의 가죽이 아무리 두꺼워도 쉽게 뚫어버린다.
모기에게는 생사의 문제이기에 필사적으로 뚫었다고 볼 수도 있을 테지만
실은 우리의 존재란
모기에게도 너무 쉽게 뚫리는 얼마나 가볍고 얇은 것인가
저 앵앵거리는 모기로
속수무책으로 깨어지는 나의 밤, 나의 잠, 내 마흔의 꿈
피곤이 눈을 감겨도
끝없이 침투하는 모기
나는 밤새 모기로부터 조롱받으며 에프 킬라나 찾는
이 캄캄한 세월 속에 드러누운 슬픈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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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전체글: 40223 방문수: 48929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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