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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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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니셜을 새기는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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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5.19. 02:28:27 추천: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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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이명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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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셜을 새기는 일
이명선
싹둑
생각이 머물다 풀리면
그로부터 믿음과 미움은 바이러스처럼 자라나
깊은 눈
협곡을 오르는 줄기가 자라는 방
방이 낙하하는 속도감으로 다시 물들 수 있을까
잘 안다는 생각에
자꾸 게을러지는 것이 함정이라며 내밀해지는 방의 내부자들
하늘을 봤지
흑백의 방에서
무엇을 올려 본다는 것은 색다른 놀이를 기억하는 즐거움
앞뒤 재지 않는 너를 향한 나의 편집
난색으로 물든 아침
난청의 웅덩이에서 몸을 적시는 나비가 있었지
나비야
사소한 나비야
물에 비친 실루엣까지 날아오르렴
너의 결대로 바람대로 젖은 잎으로 비문을 펼쳐 놓고 흔들리는
어떤 색이 좋아요
척척하게 물어올 때
구색에 맞게
몇 가닥의 올이 풀어지는 소리가 들려
나의 몸에 너의 이니셜을 새기고 나서야
2017년 시현실 신인상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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