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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무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4.22. 20:26:59   추천: 2
명시: 박문의

허무

박문의

모든것을 놓고 돌아오는 길
발걸음은 왜 이리 무거운 겁니까.

빈손은 아무 말 없는데
빈 가슴은 또 왜 이리 중얼거리는 겁니까.

오늘이 왜 하필이면
초사흘이라
하늘에 놓인 눈썹달
불량소년인 양
건들거리는 겁니까.

청춘이 지나간 얼굴엔
주름이 왜 거지처럼 앉아
바구니를 놓고 있는 겁니까.

신나는 음악마저
토라져 앉아
눈물과 손뼉을 치며
노니는 겁니까.

꼬깃꼬깃 접어 넣는 밥
체면도 없이
한 양푼 다 비웠건만
허기는 왜 채워지지 않는 겁니까.
글쓴이:  암호: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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