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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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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낯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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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3.24. 12:43:43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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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김후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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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으로
김후영
전깃줄에 앉은 새의 배설 현장을 목격했을 때
민망한 쪽은 새가 아니라 너라는 것
나의 지평은 너라는
우매한 욕망을 들켰을 때의 그 낯뜨거움 같은 것이지
작은 몸뚱이로 세상을 버텨내는 저 수고로움
회색 빛 하늘로 눈길을 돌리면
문득 들려오는 습한 소리들
외로운 사람이 외로운 사람을 알아볼 때처럼
당당한 어깨 뒤에 숨겨진 쓸쓸함을 발견했을 때
노래하는 사람의 뒷모습에서
삶의 고단함을 읽었을 때
뒤쪽이 만들어낸 날것들의 비린내 같은 것
저쪽의 세계가 궁금해 금을 넘으면
넘지 못한 한쪽 발이 저린 것처럼
슬픔의 밑바닥을 본적도 없으면서
마치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짐짓 막연한 얼굴들
누구의 것도 아닌 시간들을 조각내
엎치락뒤치락 근근이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처럼
아무 말 안 해도 변질된 감정을 읽어버렸을 때처럼
민망함이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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