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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볕 좋은 어느 봄날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3.24. 12:22:10   추천: 3
명시: 임성숙

햇볕 좋은 어느 봄날

임성숙

애 어릴 적 그때는 시냇물
맑은 산골에서 시처럼
동화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시냇물 따라 조잘대며 함께 흘러가고
오월의 초록 잎들과
춤추며 살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너무도 멀리 와 버렸습니다.

내 옷은 덕지덕지
추하게 기운 누더기 투성 이였습니다.

열등감, 후회, 외로움이 조각들은
모두 나의 겨울옷이었습니다.
긴 겨울이었습니다.

햇볕 좋은 어느 봄날
나는 그만 울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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