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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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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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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3.17. 21:11:43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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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채홍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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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채홍조
안개 젖어 몽롱한 앞길
눈 아무리 크게 떠도
보이지 않는 내일
허기진 보릿고개 넘어
안개 헤치고 그대 오시오
호수 옆 버드나무
함초롬히 물길어 올려
연둣빛 선명하게
산 그림자 비친 거울
쨍, 깨뜨리는 원앙새 한 쌍
이제 머지않아
새순 돋고 봄꽃은 만개하겠지요
낯선 거리 달려 오일장서는
어느 골목 포장 집
삐걱대는 나무 탁자에 마주앉자
지난 삶 안주 삼아
잘 익은 농주 한 사발 들이키며
산자락 기대앉은 작은 마을
저녁밥 짓는 연기 피어오를 때
담담하고 다정한 악수 나누고
땅거미 지는 산모퉁이 돌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날
내 설움도 가슴 깊이 묻히겠지요
봄이오면 늘 배가 고팠지요
안개는 왜 그리도 많이 생기는지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늘 보이지 않은 앞날이 불안했답니다
보리가 파랗게 자라고 감자가 새순이 날 때
쑥이 싹이 날 때부터 반 식량이 되었지요
그래서 제가 요즘도 이렇게 건강한가 봅니다
그래도 그 어렸을 적
고향으로 돌아가는 날을 기다립니다
전원에서 흙을 밟으며 꽃 가꾸고
농사지으며 살려고 준비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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