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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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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3.17. 21:10:50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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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김지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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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순
고백의 형식이라고 하지 말아요
술잔 속에 부는 고요를 장미로 읽고
고개 숙이는 각도에서 우울한 습관을 기록하고
등 뒤로 부서진 말에 대한 당신의 의심을 번역해
내 작은 깃털로 뽑아 쓴 당신의 사전이에요
하루의 사소한 기류에도 당신을 얹혀
침묵의 시공까지 당신을 채색해
행간이 없어요
눈 오는 날 함께 두른 털목도리처럼
쓸쓸한 하루를 위무하는 반려견 꼬리처럼
당신의 안과 밖을 내 안과 밖으로
정의한 미리보기 양장본이에요
태양이 몰고 간 새들이 서쪽 하늘에서 사라진 뒤
붉은 적막이 안개를 만나는 건 괜찮아요
안개가 미세 목소리로 당신을 흡수해
색인의 양식이 물먹는다면
완고한 문장들이 부호처럼 모호하다면
왜 그래 안 그랬잖아
반문이 미문의 뼈를 맞추려 튕겨나가요
아무래도 가슴에 꽂은 나비가 날아
서슬 푸른 밤의 나방으로 옮겨갔나 봐요
불화 속 깨진 밤이라고 돌을 던지지 말아요
내 영혼의 작동 방식에선 사전 조율이 없어
아는 것과 외운 것 사이
바라보기와 돌아보기 사이
흘림체에서 흘러나오는 비백서처럼
알 수 없는 채로 그냥 남겨둬야 하는
수수께끼 같은 빈 공간이에요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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