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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팔 꽃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3.17. 20:27:23   추천: 2
명시: 전정자

나팔 꽃

전정자

덤불 손 마디마디 봉우리
밤이슬에 목욕하고
잠든 해 찾아오기 전
숨어 피는 꽃
밤새운 이야기 치마폭에 담아
하늘에 들려 준다

별 보며 피워내는 재주
찬 새벽 발자국 소리에
반가워 웃고
새들의 아침인사에
위로를 받으며

뻐꾸기 소리
들녘에 감도는데
긴 여름
나팔꽃
하루를 깨우고
친구를 사귀며 어울려 피고 지고

햇살이 비추면
부끄러워
치마폭 접어 감추며
숨어버리는 수줍음
내게도 이런 수줍음이 언제 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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