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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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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구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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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2.16. 13:59:25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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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마경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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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구치
마경덕
지하철 입구, 늙은 여자가 굴비를 들고
굴비가 싸요. 참굴비 한 두름에 만 원
노란 비닐끈에 엮인 저 능청스런 보구치
진짜 참조기에요?
지나던 젊은 남자가 되묻는다
그럼요, 여자는 얼른 돈을 받아 챙긴다
그러나 나는 안다. 아내의 지겨운 잔소리를
누가 이런 걸 사오래요? 어디서 샀어요?
입이 짧은 아이들의 젓가락은
접시에 담긴 생선을 쿡쿡 찌르며 깨작거릴 것이다
저 보구치는 질기고 싱겁다
뱃가죽에 노란 물을 바른 조기의 짝퉁
조기인 척 하는 저 질긴 여자는
부서라고 부르는 보구치, 한때
알밴 참조기처럼 살이 달았다
세파에 부대껴 어느덧 맛이 가버린 늙은 보구치
짝퉁이라는 이름을 빌려서도 살아야한다
병든 자식이 단칸방에서
쓴맛만 남은 어미를 기다릴지도 모른다
밤늦은 시간, 행인들 걸음이 빨라지는데
여자는 다시 참조기를 외친다
줄줄이 끈에 묶인 보구치
멀거니 눈을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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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전체글: 40223 방문수: 48805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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