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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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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밭 소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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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1.26. 15:04:01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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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이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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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 소묘
이원도
삶의 실타래가 풀리지 않을 때
나는 나의 영혼을 앞세우고 보리밭으로 간다
검은 흙더미를 깡그리 물고 앉은
겨울보리밭은 을씨년스러워서 좋다
봄을 기다리는 악다구니가 사탕처럼 달다
시가 오지 않는 날
나는 나의 강물 같은 육신을 증발시키며
바람 목에 기대선 보리밭으로 간다
보리고랑은 힘의 함성이다
연약하지만 함께 버티고
넘어진 듯하나 다시 일어난다
결실이 가까울수록 어깨를 낯추고
깡마른 근육으로 서로를 지탱한다
바람은
보리의 이랑을 흔들 뿐
실로 그 심장을 흔들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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