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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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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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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1.18. 17:14:21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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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최승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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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무
최승호
흙이 없는데
이런!
순무 대가리에서 꽃이 피었네.
내버려둬야 이런 묘한 일도 일어난다.
베란다 비닐봉지 속에 처박아두었던
강화도산 순무 다섯 개,
하나는 겨울밤에 통째로 까먹었고
이제 하나는 샛노란 꽃,
나머지는 어찌 될지 모르겠다.
순무는 썩으면서 살아 있다.
봄은 역시 활기차다. 봄이 오면
비닐봉지 안에서도 대자연이 주재하는
우주적 사건이 일어난다.
꿀 빨러 올 나비도 없는데
물컹한 송장이 황홀한 연애를 꿈꾸듯이
순무에서 꽃이 피었다.
그것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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