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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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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꾸는 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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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1.15. 02:23:06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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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배한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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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탑
배한봉
아버지와 복숭아나무 가지를 치면서
잘려서 나간 가지들의 희생을 생각한다
또록또록한 꽃눈에
양분 다 모아 보내 일찍 꽃 피우고
튼튼한 열매 키우는 나무들 생의 이면이 그러하듯
이 세상 이면에도 소리없는 무수한 희생이
바닥 받치고 있을 것이다
어떤 빛나는 결과도
그 이면 어둠의 눈물이 만든 결정체
누군가의 희생으로 나와 내 식솔이 이만하게 살고 있고
누군가 그 희생의 뼈가 이 세상 집을 이루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잘린 잔가지들을 나무 옆에 모아놓고
굵은 것으로는 처진 가지를 받쳐 세운다
나는 일하는데 불편하다고 그 가지들을 언덕에 던져버렸지만
아버지는 무용(無用)을 유용(有用)으로 만든 것이다
무엇이든 무용이 되지 않는 삶
떠밀려 버림받지 않고
마지막까지 제 가치가 빛 발하는 세상은 없을까
꽃 피우고, 튼튼한 열매 맺게 하는 이면에서
뜨겁게 꿈꾸는 소리 없는 존재들
생각하며 나는 잘려진 가지들을 높이높이 쌓아올린다
탑이 만들어진다
바닥의 힘도 이렇게 꿈꾸는 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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