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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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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은 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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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1.12. 02:06:34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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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김병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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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골
김병환
미처 때를 몰라
사방은 어두워졌다.
발길이 와 닿는 곳
영감 혼자 살고 있다.
뒷마당의 양귀비가 눈에 띄었다.
바람병엔 요긴한 약이라며 서너 포기
숨겨 키운단다.
이리저리 산 등선처럼 뻗은 주름살과
턱 주변의 계곡처럼 깊이 패인 영감의 얼굴은
산의 지도처럼 보였다.
다른 찬이 없다며 양귀비 잎사귀 따 내오며
보리 밥상을 차린다.
쌈밥이라고 한다.
걸려 있던 소쿠리가 덜컹! 소리도 없이 저 혼자 떨어져
옆으로 눕는다.
다른 소리는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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