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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떠나기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1.12. 02:05:54   추천: 3
명시: 정선기

길 떠나기

정선기

나는 길 위에 서 있습니다.
길은 눈부신 손짓으로 나를 유혹합니다.
길은 어디에도 있지만 길은 하나 뿐입니다.
나는 지금 하나 뿐인 길을 찾아 나섭니다.
좁은 길 위에 널부러진 역사의 흔적들이
시간의 뒤를 좇아 헐레벌떡 일어섭니다.
사라져가는 과거에 목을 늘어뜨리고
빛바랜 나의 자화상이 거울에 어른거립니다.
까마득한 옛날이 추억처럼 사라집니다.
길 위에는 이정표 하나 바람에 흔들립니다.
나는 속절없이 길을 가는 나그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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