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 은 시
아이디
암호
회원가입   암호분실
  ○ 김용호시인
  ○ 이점순시인
  ○ 선미숙시인
  ○ 정해정시인
  ○ 송미숙시인
ADMIN 2024. 04. 25.
 안개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1.12. 00:56:23   추천: 2
명시: 윤성택

안개

윤성택

밤이 그치고 숲의 깊은 곳까지 서걱거리는 안개가 불빛을 들이마신다

구부정한 가로등이 알약 속으로 들어가
어둡고 투명한 병을 만나면
고통도 잠시 별이 될 수 있을까

아침은 불면(不眠) 밖이 만져져 까칠하다

메말라 갈수록 잎 하나에 더 집착하는 화분 앞에 섰을 때
모든 길은 내가 가보지 않은 날들에 가서 시든다

책장 안에서도 맨홀 안에서도
어느 바람 속에서도
이대로 끝나간다는 불안이 말라가는 동안
나에게만 전하기 위해
그때 그 잎이 창문을 떼어낸다

터널 같은 안개 속에서 무시로 미등이 다가와
충혈을 불리며 무게 없이 둥둥 떠다닐 때
죽은 우듬지 촉수에서 정전기가 이는 상상

잊혀진 폐가에서도 새벽엔 사람이 모인다
아직 사라지지 않는 안개에 묻혀 있는 낙엽들이
나무를 향해서 수액을 밀어 보냈을 뿐

그 살아 있는 순간을 위해 나는 아직 떠나지 못한다
알약 속에 켜져 있는 안개,
창틀에서 뻗어온 가장 시든 잎이 숨을 몰아쉰다
글쓴이:  암호:  댓글:  
LIST  VOTE MODIFY DELETE WRITE  





전체글 목록 2024. 04. 25.  전체글: 40151  방문수: 4871216
명시
알림 하카마란*김용호2020.10.01.*
알림 그도세상 회칙
*김용호2020.04.25.*
알림 그도세상 홈페이지가 안 열릴 때
*김용호2020.01.12.*
알림 그도세상 홈페이지 연락처*김용호2019.08.12.*
알림 시를 올린 이유*김용호2018.01.25.*
알림  시 찾는 방법 ↔ 시인별로 찾는 방법
*김용호2013.08.17.*
알림 주옥같은시어모음*김용호2009.09.07.*
알림 한시 모음/그도세상/김용호
*김용호2007.04.20.*
11201 박꽃 김성수김용호2024.04.17.1
11200 장맛비 강우식김용호2024.04.17.1
11199 못의 항변 최휘웅김용호2024.04.17.1
11198 선택 전영관김용호2024.04.17.1
11197 회전축 김언희김용호2024.04.17.1
11196 장마철 김안김용호2024.04.17.1
11195 멸치처럼 김명인김용호2024.04.17.1
11194 솥단지를 뒤집어 놓은 마을의 노래 8 박 강김용호2024.04.17.1
11193 얼음꽃 배한봉김용호2024.04.17.1
11192 성냥 정영효김용호2024.04.17.1
11191 우수 김명수김용호2024.04.17.1
11190 방 한영수김용호2024.04.17.1
11189 기억할지어다 김형영김용호2024.04.17.1
11188 매일의 양파 안미옥김용호2024.04.17.1
11187 그림자놀이1 정진규김용호2024.04.17.1
11186 같이 살고 싶은 길 조정권김용호2024.04.17.1
11185 내부객(客)들 송희지김용호2024.04.16.1
11184 허생원 송수권김용호2024.04.16.1
11183 일 분 후 오은김용호2024.04.16.1
11182 안개의 통점 이인철김용호2024.04.16.1
11181 빈방 있습니까 이현호김용호2024.04.16.1
11180 맥주 한잔 할래요? 최명진김용호2024.04.16.1
11179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허수경김용호2024.04.16.1
11178 패배 허 연김용호2024.04.16.1
11177 푸른 손아귀 허은실김용호2024.04.16.1
11176 사랑나무 이 린김용호2024.04.16.1
11175 교미 허윤정김용호2024.04.16.1
11174 네가 양보하는 거야 서범석김용호2024.04.16.1
11173 겨울과 봄 사이 김수길김용호2024.04.16.1
11172 모과 향기 박영춘김용호2024.04.16.1
11171 전생 김수복김용호2024.04.16.1
11170 어느 현재주의자의 기록 김재홍김용호2024.04.16.1
11169 서부두 나기철김용호2024.04.16.1
11168 돌 속의 춤 도순태김용호2024.04.16.1
11167 적당한 관계 강현미김용호2024.04.16.1
11166 그날에 윤봉택김용호2024.04.16.1
11165 꼴통사진 서정춘김용호2024.04.16.1
11164 걷다가 듣다가 보다가 멈춘다 안숭범김용호2024.04.16.1
11163 칸딘스키가 있는 식탁 고미경김용호2024.04.16.0
11162 흰 수건 권영옥김용호2024.04.16.0
11161 동강에 부는 바람 서동안김용호2024.04.16.4
11160 모란꽃에 내리는 비 서동안김용호2024.04.16.4
11159 귀 울림 천숙녀김용호2024.04.16.4
11158 그대를 만나면 천숙녀김용호2024.04.16.4
11157 수리 김영석김용호2024.04.16.4
11156 마음의 감옥 조성국김용호2024.04.16.4
11155 이런 소요 조성국김용호2024.04.16.4
11154 대장간 김왕노김용호2024.04.16.4
11153 겨울 전부 리산김용호2024.04.16.4
11152 거대한 아가리 배한봉김용호2024.04.16.3
11151 우편엽서 도광의김용호2024.04.16.2
11150 꽃동네 산 동네 역사 박경례김용호2024.04.16.2
11149 연양갱 박경례김용호2024.04.16.2
11148 숨바꼭질 김영석김용호2024.04.16.2
11147 빗방울하나가 강은교김용호2024.04.16.2
11146 그림자 찾기 배영옥김용호2024.04.16.2
11145 무량사 가는 길 배영옥김용호2024.04.16.2
11144 남해경(南海經) 나금숙김용호2024.04.16.2
11143 묵언 신종호김용호2024.04.16.2
11142 콘센트 정끝별김용호2024.04.16.1
11141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나태주김용호2024.04.16.2
11140 밥상 앞에서 신종호김용호2024.04.16.1
11139 우주로부터 시가 쏟아져 내렸다 정복선김용호2024.04.16.2
11138 秋史의 글씨에게 성찬경김용호2024.04.16.2
11137 연양갱 박경례김용호2024.04.16.2
11136 동백꽃 가슴 정상화김용호2024.04.16.2
11135 저 푸른 꽃 한이나김용호2024.04.16.2
11134 세월 김영수김용호2024.04.16.2
11133 해일 김영식김용호2024.04.16.1
11132 오동나무 송찬호김용호2024.04.16.2
11131 내 젊음은 가고 정연석김용호2024.04.16.2
11130 유리 항아리 김인희김용호2024.04.16.2
11129 남탕 박제영김용호2024.04.16.2
11128 뜻밖에 박제영김용호2024.04.16.2
11127 동백낙화 김임선김용호2024.04.16.2
11126 허공 신경림김용호2024.04.16.2
11125 반시(反詩) 정재학김용호2024.04.16.2
11124 잠수함 김창재김용호2024.04.16.2
11123 카타콤 7 김창재김용호2024.04.16.2
11122 초록빛 모자가 떨어진 날 박미산김용호2024.04.16.2
11121 흐르는 명동 정해종김용호2024.04.16.2
11120 구름 一家 김태형김용호2024.04.16.2
11119 얼굴 신진순김용호2024.04.16.1
11118 홍범도가 오셨다 이동순김용호2024.04.16.2
11117 만약이라는 말 김하연김용호2024.04.16.2
11116 달의 각 심인숙김용호2024.04.16.2
11115 골목 끝 앵두나무 정은기김용호2024.04.16.2
11114 별후 나기철김용호2024.04.16.2
11113 벽화 문인수김용호2024.04.16.2
11112 거울 앞에서 신순말김용호2024.04.16.2
11111 줄 장미가 피어나는 생각 동시영김용호2024.04.16.2
11110 여름 밤 박형준김용호2024.04.16.2
11109 마음의 불빛 정은희김용호2024.04.16.2
11108 코닝 접시 임덕기김용호2024.04.16.2
11107 잔모래에 발을 묻고 임동윤김용호2024.04.16.2
11106 떠도는 섬 임채성김용호2024.04.16.2
11105 봄은 어디에서 오는가 손경훈김용호2024.04.16.1
11104 어머니 범종 소리 최동호김용호2024.04.16.2
11103 환풍기 지 연김용호2024.04.16.2
11102 우리는 우리[籬]를 구성한다 채수옥김용호2024.04.16.2
RELOAD WRITE
[1] [2] [3] 4 [5] [6] [7] [8] [9] [10]  ▶ 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