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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뜨고 싶은 날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1.05. 03:31:01   추천: 3
명시: 박영교

길을 뜨고 싶은 날

박영교

살아간다는 건 헤쳐 가는
말못할 어둠이라지만
눈 덮인 눈부심도
찬란한 우리 삶의 길이려니
넉넉함
둘레를 돌면서 함께 사는 이웃 살이

낙동강 둔치에서
날아오른 철새 떼보며
우리도 살기 어려우면
저렇게 떠났다 올까
사는 길
하늘에 닿으면 내 영혼도 길을 뜨네

농약이 온몸 끝에 퍼지는 전율을 보며
죽어 가는 장조카 시신 앞에
하늘이 무너지고,
뜨겁던 한 시대의 불꽃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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