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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 담그는 날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12.11. 01:58:52   추천: 4
명시: 오지연

김치 담그는 날

오지연

쓰윽쓱 양념을 칠하시는
엄마 손도 빨갛고
버무려진 배추들도 빨갛고

한 포기 두 포기
배추김치가 차곡차곡 쌓여 갈수록

코 훌쩍이며 소매로 땀 훔치시던
엄마 볼도 빨갛고
찔끔찔끔 맛보던
내 혓바닥도 빨갛다.

하아, 하아
부엌은 온통 불바다

온 집안이
고추 냄새로 포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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