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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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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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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11.05. 17:11:08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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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박영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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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박영춘
가난한 집에 재산이라곤 오로지 아궁이뿐이었다
그해 봄 꽃게 딱지에는 황금알이 가득 차 있었다
게딱지 집에 달랑 하나뿐인 움막 흙벽엔
씨오쟁이에 씨알머리가 올망졸망 매달려
알량한 꿈을 꾸고 있었다
가난한 집엔 봄날이 생일이었다
새싹이 돋아나듯
가난한 집에도 꿈이 파랗게 돋아났었다
가난한 집 아궁이는 생솔가지만 불살라 먹었다
굴뚝만은
푸성귀 삶아대는 하얀 연기 부자 부럽지 않았다
보릿고개 적산마을 움막집
찌든 가난의 흔적 시커멓게 그을린 부엌 천정
가난 얽힌 거미줄
그해 봄날 푸성귀 돋아나는 들판 배부른 밥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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