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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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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처럼 그렇게 살 수는 없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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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10.24. 02:00:16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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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김소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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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그렇게 살 수는 없을까
김소엽
가장 부드러운 물이
제 몸을 부수어
바위를 뚫고 물 길을 내듯이
당신의 사랑으로
단단한 나의 고집과 편견을 깨트려
물처럼 그렇게 흐를 수는 없을까
물처럼 낮은 곳만 찾아 흘러도
넓고 넓은 바다에 이르듯이
겸손히 낮은 곳만 골라 딛고 살아도
영원한 당신 품에 이르게 하시고
그늘지고 외로운 곳 닿는 자리마다
더러운 때는 씻어주고
아픈 곳은 쓰다듬고 어루만지며
머무르지 않고도 사랑해 주는 냉철함과
장애물을 만나서는 절대로 다투지 않고
휘돌아 나가는 슬기로움과
폭풍우를 만나서도
슬피 울며 한탄하는 대신에
밑다닥까지 뒤집어
나도 모를 생의 찌꺼기까지 퍼올려
인생을 정화시키는 방법을
깨달을 수는 없을까
물처럼 소리 없이 흐르면서도
나를 조금씩은 나누어
땅속에 스며들게 하여
이름모를 들풀들을 자라게 하며
아름다운 구름으로 노닐다가
나의 소멸이
훗날, 단비로 내려져서
싱싱한 생명나무를 가꿀수는 없을까
물처럼 그렇게 흐를 수는 없을까
우리 모두
물처럼 그렇게 살 수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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