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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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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것과 살이 내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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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10.24. 01:26:41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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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김덕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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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과 살이 내는 것
김덕희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고 살아왔는데
어쩔 수없는 것이 나이인가보다
논두렁 물고 터지듯 하나 둘 터지기 시작한다
무릅, 허리어깨 쑤시지 않는 곳이 없다
그 까짓 뼈다귀 쑤시는것 쯤이야 그래도 참아 보겠는데
아무래도 명치끝이 수상하다
그 명치끝이 새벽이면 여지없이 나를 살살 기분 나쁘게한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한 대 줘 팰 수도 없고
정말 하기싫은
몸속 들여다보기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가느다란 호수를 내 몸속 깊숙이 집어넣고
한참을 들여다보던 흰옷입은 사람
" 무슨 절박한 사연있어 밥줄 신경을 이리도 화나게 했을고
푹패인 자국들이 빨갛다 못해 시러렇군"
다행히 악성이 아닌 신경성 위궤양이란다
철학관 간판을 달아도 모자람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든 작든 자국없는 몸 있으랴만
폭풍우 몇 번 지나간 삶
그것에 매였던 자국일 게다
난 담쟁이가 될 게다
그래서 더 이상 기어오를 수 없을 만큼 기어올라
포장된 웃음이 아니라
저 밑바닥에서부터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않을게다
털고보면 모두들 그렇게 시퍼런 자국을 안고
사는것이 아니고 살아내는 것일 게다
마음이 성큼 바빠진다
또 내 명치놈이 혹여 나를 괴롭힐까봐
얼른 내 밥줄을 다 비워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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