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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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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모르는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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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10.21. 13:44:02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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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정철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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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모르는 것은
정철훈
산에서 내려올 적에
반쯤은 젖어 있고 반쯤은 가을 햇살에 빛나는 낙엽들을 밟으며
내가 밟고 있는 것들이 언젠가 흙으로 사라지게 되는 때에
다시 이 산길을 걸어갈 것을 생각하며 한숨이 지어지는 것이다
모든 게 사라지지 않는 다면 왜 사라진다는 말이 생겼으며
나 같은 게 어쩌다 생겨나 낙엽 밟는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며
내 슬픔과 어리석음과 가슴 앓이 같은 게 그 소리에 왜 섞여 드는지
낙엽만큼이나 많은 것들이 떠 올라 귓불이 붉어지던 것은
스러져 가는 빈 산막을 지나칠 무렵이었다
언젠가 산막을 발견하고 잠시 처마 밑에 쭈그린 채
부모와 아내와 자식 곁을 떠나 이 폐허 같은데서
석 달이나 넉 달이나 살아 보자던 시절이 근 10 년이나 되었으며
그러도고 아직 내가 아직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 모른 채
그저 살고 있다는 생각들이 내가 밟고 지나온 길에
공포와 광기가 되어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이다
어쩌면 산막이 나를 발견했을 수도 있다
잠시 뒤 고개를 들었을 때
웬 사내가 산막을 고칠 요량으로 이리저리 살피던 것이고
다음번 산행 때는 잘 수리한 산막에서 아궁이 불을 들이는 것을
보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다가도 다시 이 산길을 오르는 행위를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산에서 내려왔지만 산에서 내려 온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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