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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대도 운다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10.09. 20:18:40   추천: 2
명시: 채정화

갈대도 운다

채정화

갈대도 운다
외로운 게 어디 사람뿐이랴
갈대도 깊은 밤이면
바람을 껴안고 물소리로 운다

속 모르고 파랗게 웃는 하늘
차마 바라볼 수 없어
무심한 듯 눈길
강을 향해 던지는 것을
아득한 생의 가파른 언덕
무릎 꺾어 오르며 쏟아낸 눈물
그 세월의 깊이를 건너 본 사람은 안다

바람의 길을 물 같이 흔들리며
이별이란 사랑의 변형된 이름이라고
시퍼렇게 젖어 본 사람은 안다

갈대 울음에 마음 기울어지는 건
누군가가 사무치게 그립다는 거다
기댈 곳 없는 마음 휘청거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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