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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nt color=blue> 김수향 시 모음 25편 </font><br>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3.08.17. 05:51:58

김수향 시 모음 25편
☆★☆★☆★☆★☆★
1
삶은 시가 되어

김수향

하얗게 햇살 퍼지는 아침
창가에 서서 이토록
가슴 앓아온 세월을
뒤돌아보게 하는지
눈부신 햇살이 잿빛 머리위로
허허한 가슴을 꿰뚫기
때문일까

고슴도치처럼 웅크리고
침을 세워 살아온 세월
온 몸 세포마다 피 흘리며
살아온 세월
보상받을 곳 없이 흘러간 세월

무엇이 그토록 버팀목으로
남게 했는지
삶의 끈 놓아버리고 싶어
꺼이꺼이 목놓아 울며 살아온 세월

외로움은 아닌데 그리움인지
숱한 세월 삶의 여울목 징검다리
건너지 않았던가
인생은 무욕이라지 않았던가

버릴 것은 버리고 잊을 것은 잊고
주름진 세월 속의 나를 위로하려
하지 말자
나 오늘도 눈부신 햇살아래
숨쉬고 있으니
김수향
장유문학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 여성 시 장유지부협회 지부장
김해문인협회 회원
저서 : 《삶은 시가 되어》
☆★☆★☆★☆★☆★
2
북천에서

김수향

코스모스 향 짙게 베인
낡은 역사에
가을빛이 곱다
세월무게 견디며
무수한 사연이 스쳐간 철길

그 길 위엔 꽃들의 합창
어디쯤에 추억을 엮어둔
풋풋한 연인들의 웃음소리
수만 송이 꽃들 속에 묻혀간다

해마다 이맘때면 열꽃처럼
번지는 일탈

잔치마당 노래 소리
가는 목 흔드는 향기
바람소리까지
낡은 배낭에 쓸어 담고
붉은 노을 속으로 걸어간다
☆★☆★☆★☆★☆★
3
당신

김수향

가는 선 따라 들리는
애틋한 사랑하나 손에
잡힐 듯 합니다

유난히 따뜻한 손
순수한 마음까지도
퍼주고 퍼주어도
샘물 같은 그대 사랑
버거운 삶에 지칠 때면

그대의 다정한 미소에
등 기댑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유행가 가사 속에
묵은 손길
매 순간 마다 그리운 사랑
바로 당신입니다.
☆★☆★☆★☆★☆★
4
가을 여행

김수향

색색의 단풍으로
여러 가지 무뉘의 가을 옷을
기워 입고 길 떠난 채비를 한다
물소리 바람소리
정든 곳에 묻어두고
꺼이 꺼이 목놓아 울던
메아리 애틋하게
마주 보던 눈길도
이 가을 끝자락에 묶어두고
기약 없는 긴 여행을 떠나려 하다

이렇게 바람 불면
때를 기다린 나뭇잎이
팔랑 팔랑 몸을 날리며
마디마디 동강난 기억 속에

살아온 날들이
심장 한 부위를 툭 건드리고 지나간다

거기엔 깊이를 알 수 없는
아득한 낙하가 있었고
가시 박혀 욱신거리는
환부처럼 다 도려내지 못한
아픔들이 몸 구석구석
또아리를 틀고 있지만
에 둥우리를 틀고 있지만
이제는 내 안 어딘가에 있는 불순물들을
비워내고
견고한 삶을 이어가고 싶다
☆★☆★☆★☆★☆★
5
가을노래

김수향

오색 물감을 풀은듯한 가을이다
밤 풀벌레 소리 한 계절의 모퉁이엔
쓸쓸한 가을이 오고있다
지난 여름 태풍 매미의 흔적은
아직도 곳곳에 상흔을 남겼지만

그래도 울긋불긋 먼 산에 가을이
고운 색을 머금어 토해낸다
머지않아 마른 풀잎 지고
길가의 억새꽃은 천 만 마리
하얀 나비 되어
은빛날개로 가을을 노래하겠네

가을 바람불면 메마른 잎들을 떨궈내고
날려보내고 끝내는 앙상한 가지로 남겨지리라
그때쯤이면 하얀 겨울을 잉태한 저 앞산의 등 굽은
소나무는
한마디 말없이 겨울 맞을 채비를 하겠네
☆★☆★☆★☆★☆★
6
기다림

김수향

봄비 풀잎에 눕는 이슬
하늘 바람 타고 승천하는
봄 냄새
자목련 꽃은 피고 지는데
약속 없는 긴 기다림

결도 무늬도 같은 사람
기약 없는 긴 기다림의
종이 학을 수북수북 접으며
꽃말 없는 한 송이
꽃으로 남을까?

기다림에 한 뼘쯤
길어진 목을 싸안고
그리워라 봄비 내리는 오후
수채화 같은 영상으로
너를 향한 그리움만
너울너울 피어난다
☆★☆★☆★☆★☆★
7


김수향

네가 그리워 너무나 그리워
잠든 사이
네가 와주었구나
생시같이
너무 기뻐 달려나가
맞이해야 할 턴데
왜 그렇게 멀뚱이 보고만 섰던지

한 많은 날들이 흘러갔지만
아직도 그리움은
열꽃으로 피어나고
봄이 오니 아물었던 상처가 도지려는지

봄비 내리는 밤
꿈속에서 네가 너무 나를 찾으니
깨고 나니 허망한
꿈이었더라

☆★☆★☆★☆★☆★
8
도피

김수향

눈부신 햇살이 뜰 안에
가득 필 때
서러운 마음에 울고 싶을 때
아무도 몰래 혼자만이 떠나고 싶다
그곳이 어딘지는 알지 못 한다.
끝없이 비상하고 싶었던
젊은 날도
어느새 저만치 가고

삶의 여정이 너무 힘들어
사슬 고리 같은
인연들을 잘라 내고
이디든 떠나고 싶다.
질기디 질긴 질경이 같은
삶은 끝없는 노력과
눈물을 받쳐도 대답이 없으므로
☆★☆★☆★☆★☆★
9
돋보기

김수향

어느 날 갑자기
백발과 동무해서
콧잔등에 날렵하게 앉아
나와 친구 하잔다

세월이 너와 함께 친해지자고
한 줄 글 읽는데도 쓰는데도
너는 내게 빛과 같은 존재인 것을

내게는 찾을 날이 더디 올 것만 같았는데
지금은 너로 하여 세상을 본다

황혼 녘 인생 길은 서글프지만
네가 있어 벗하며 외롭지 않으리
☆★☆★☆★☆★☆★
10
못 잊어

김수향

청금색 말간 달이
구름 속을 비집고
만삭 같은 배를 내민다

그늘진 빈터 함부로 자란
잡초사이 이름 모를
벌레들의 합창

가을밤 떠나보낸 그대 얼굴
구름 속에 묻혔구나
보고 싶다

달 그림자 지기 전에
한줄기 바람 타고
못 잊어 못 잊어
그대 곁에 맴도는 바람이라고
☆★☆★☆★☆★☆★
11
무연고

김수향

오늘도 실루엣처럼
다가서는 그대 못 잊어
살을 저미는 눈물을 쏟는다
숱한 비바람에 풍화 작용을 하고
시간이 흘러 면역체가 생길 만도 하건만

끈끈한 인연의 끈 한 가닥
놓지 못해 이렇게 가슴이 시리는지
펄떡이는 심장 한 조각 뚝 떼어 주고픈
사랑하든 사람아

구름 되어 흘러가다 쉬었다 갔다 해도
한 방울의
물이라도 남기고 가소
한 잎 낙엽으로나마
당신 흔적 알고 싶으니
☆★☆★☆★☆★☆★
12
불면증

김수향

잠 안 오는 밤은 왜 그렇게
길기까지 하는지?
사면의 벽이 답답해
성큼 문을 열고 나서보지만
바람의 흔적에 낙엽만
늘여 있고 외등 하나 메 달린
전신주에 긴 그림자
외로이 서 있네

주먹만한 작은 심장
잠재우지 못 할 사연 얼마나
많기에 깊이도 넓이도 알 수 없는
어둠에서 헤 메이는지
이 밤 잠들고 싶다
제발 잠들고 싶다
☆★☆★☆★☆★☆★
15
살고 저 했더이다

김수향

이 몸에 싫어짐 다 벗는 날
내 너와 벗하며 살고 저 했더니

댓돌 위에 둘의 신 가지런히 벗어 놓고
텃밭의 푸성귀로 밥상 차리고
소꿉장난 같은 삶을 살고자 했더니

문풍지 들썩이는 밤
아랫목에 군불 지피고
어느 여름 소나기 퍼붓는 날
내 너의 날개 속에 숨어
천둥소리 듣고저 했더니

지팡이 의지한 모습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둘만의 삶을
살고자 했더이다
☆★☆★☆★☆★☆★
14
아버지 사랑

김수향

오늘같이 이렇게 찬바람이 부는 날
아궁이 속에 군불 지피고
내방 이부자리 여며 주시던
아버지

그 불길 같은 큰사랑을
언 손 잡아 주시며
따스한 입김으로 녹여 주시던
인정 많으신 아버지
당신 뜻 거슬려 가며
곱게 키운 딸 시집보내시며
돌아서서 눈물 짖던 아버지
미움도 원망도 아끼지 않던
철없던 내 소녀 시절
쉰이 넘어 흰머리 늘어가는
지금에사 아버지의 옹이 박힌
그 두꺼운 손바닥의 사랑을 생각한다.
엎드려 빌고 싶어도 이미 떠나고
계시질 않는데
☆★☆★☆★☆★☆★
15
어디 나 뿐이겠소

김수향

세상에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나뿐이겠소
하고 싶은 말들이 저 하늘에
별 만큼 많은 사람이
어디 당신뿐이겠소
억울함에 신문고라도 두들기고
싶은 사람이 어디
나뿐이겠소
죽음이 사는 것보다 어렵다는 걸
체험한 사람이 어디 나뿐이겠소
가슴앓이로 남겨진 사연들을
가진 사람이 많고도 많은 것을
빈 하늘에 삿대질하다
눈물 돌면
보듬어 안고 돌아 줄 세월의
약에게 맡겨 볼래요
☆★☆★☆★☆★☆★
16
여명

김수향

담아야 할 사연이 너무 많아서
작은 심장이 터질 것 같습니다
잠 재워야 할 가지가 너무 많아서
머리 속은 또 뜀박질을 해야 합니다

버려야 하고 잊어야 하고
용서해야 하고 받아야 하고
가난한 마음들이 모여 사는 곳
나는 또 내 가슴을 열어야 합니다

가을 빈 들녘에 목잘린 수수 대처럼
서걱서걱 쓸쓸한 하루는
이렇게 저무는데
저 깊은 땅 끝에선 끝없이
수맥을 잦아 올립니다

찬란한 봄을 가져다주는
서막의 전주곡은 아린 마음의
상처를 달래려는 듯
☆★☆★☆★☆★☆★
17
자기 연민

김수향

오늘밤에도 한 마리 들쥐처럼
거리를 떠돈다
절대의 얼굴을 찾아
시린 가슴을 묻고
어디엔가
육신을 눕힌 불쌍한 사람아

온갖 회한이 쌓여
이 스산한 날씨에 비되어
내리는가 어리석은 사랑에
목을 메고 하얀 밤으로 치닫던
끝없는 내 맘속의 전쟁을

끝내 수수께끼로
풀지 못한 님의 마음을
아픈 날들에 가난한 감정을
달래 줄 나를
인제는 감싸안고 싶다
☆★☆★☆★☆★☆★
18
자화상

김수향

아하 내 나이 쉰이던가
굽이굽이 세월은
안개 꽃 같은 내 어린 시절을
덧없이 앗아가고
부딪치고 깨어지고 곪고 터져도
그게 인생이려니
지금 이 시간 거울에 비친
자화상 엔 주름이 늘고
뒤돌아보니 낯선 중늙은이 하나
웃는 듯 우는 듯 홀로 섰구나
☆★☆★☆★☆★☆★
19
차라리 바람이고 싶다

김수향

내 마음은 머물지 못하는 바람이라오
찬바람 휭 하니 부는 들판에
허수아비 되어
양팔 벌리고
초점 없는 시선을 하늘로 보낸다
이렇게 명절이 오면
알지 못할 서러움
명치끝을 누른다
살아온 날에 후회 같기도 하고
살길에 두려움 같기도 한
불안함이 눈까풀 사이로 스물 스물
눈물이 돌면
차라리 나는 한줄기
회오리바람이고 싶다
☆★☆★☆★☆★☆★
20
침묵

김수향

햇살이 방으로 쏟아지는 아침
사선으로 무늬를 만들고
뿌연 먼지가 부유하며 떠돈다
창밖에 벌레소리
저리 섧게 우는 까닭은
가슴 한곳에 묻어둔
그리운 님 있어
내 곁을 스치는 바람
님 손길 같아
침묵만으로
서러움을 삼킨다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애틋함은 추억 속에서
유영하며 의지 할 곳 없는 영혼 하나
이 아침 창 밖을 서성인다
☆★☆★☆★☆★☆★
21
할머니

김수향

이 아침 삭막한 도심 속에
까치소리 들으며
빗장 걸어 둔 세월의 창을 열고
색 바랜 사진조차 없는
할머니를 생각한다

세월에 등 굽어 지팡이 의지하며
하얀 광목 치마 풀먹여
허리춤에 꽂으시고
징용 떠난 외아들 소식 없어
한숨쉬던 하얀 할머니

열두 달 삽작 문 열어 놓고
눌러 담은 보리밥 놋그릇에 담아
식을세라 이불 여미시며
바람결에 소식조차 들을 수 없어
울음 삼키시며 한숨쉬던 하얀 할머니

동구 밖 청색 바위 그 몸 얹으시고
쏟으신 눈물 자국 옷고름에 남았건만
그땐 왜 몰랐을까?
핏빛 같은 그 아픔을
은빛 피는 내 머리 위로 무심한
까치소리 들려 온다
☆★☆★☆★☆★☆★
22
해빙

김수향

사는 게 서럽고 버거울 대마다
마른 삭정이 같은 가슴에서
한 사람을 생각한다
훌렁 벗어버리지 못하는 감정을
볼모로 스스로 생채기를 내며
가난한 감정인 여울목의
징검다리를 건너서

미움과 원망과 증오에서
벗어나고 싶다
스스로와 타협하며 살아온
숱하고 많은 날들에
뜨거운 눈물을
꽃씨 폴폴 날리는 봄날에
날려버리고 인제는
그곳에서 놓여나고 싶다
☆★☆★☆★☆★☆★
23
해장국이 있는 새벽

김수향

낯익은 사람끼리
낯선 사람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해장국을 먹는다.
이른 새벽 내 술 한잔에 친구 되고
내 담배 한 개비에 지기가 되고
하얀 집에서 얘기꽃을 피운다
지난밤에 있었던 일들
거기엔 자동차 사고 얘기며
친구들과 밤새운 화투 얘기며
볼링 치던 얘기 저마다 무수한 사연들로
얘기꽃을 피운다.
삶의 연륜만큼이나 주름살 만들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엮어 낸다.
설롱탕 국물만큼 진한 얘기들을
☆★☆★☆★☆★☆★
24
희망

김수향


사는 게 힘겨워 눈물 날 때
외로움이 힘들어 서러워질 때
현실 도피 같은 죽음을
소원하지만
얼키고설킨 인연 있어
타는 맘 첩첩이 접어 두고
오늘도 혼자만의 성을 쌓는다

쌓인 한 한숨 섞어
풀어 내리며
애써 맑은 표정 지어 보지만
내 몫의 짐만큼은 져야 하기에
노송처럼 그 자리에 매김하고 섰으면
환한 웃음 너 나를 마중하리라.
☆★☆★☆★☆★☆★
25
민들레

김수향

천박한 길가에 노랗게 핀
민들레
겨우내 죽은 듯 엎드렸던 네 몸에서
봄 향기가 피어난다
밟혀서 한 평생
서럽게 살아도
서민의 인생살이 본보기 되어
의젓하게 하얀 갓
머리에 쓰고
바람에 네 몸 실어
훨훨 날아서
천세만세 후손을 남기려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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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알림 그도세상 안내*김용호2019.08.12.*
알림 *김용호2018.11.12.*
알림 이점순 시 모음 75편*김용호2018.01.25.*
알림  김수향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3.08.17.*
알림 주옥같은시어모음*김용호2009.09.07.*
16381 잘 자란 돌 최창균김용호2019.12.14.1
16380 1 김용호2019.12.14.0
16379 1 김용호2019.12.14.0
16378 가뭄이 따라 온다 최풍성김용호2019.12.14.1
16377 병원에서 최풍성김용호2019.12.14.1
16376 1 김용호2019.12.14.0
16375 1 김용호2019.12.14.0
16374 나무가 있는 풍경 한명희김용호2019.12.14.1
16373 1 김용호2019.12.14.0
16372 1 김용호2019.12.14.0
16371 농단 시대 황상순김용호2019.12.14.1
16370 도시의 흉년 황상순김용호2019.12.14.1
16369 1 김용호2019.12.14.0
16368 1 김용호2019.12.14.0
16367 1 김용호2019.12.14.1
16366 1 김용호2019.12.14.0
16365 1 김용호2019.12.14.0
16364 1 김용호2019.12.14.0
16363 1 김용호2019.12.14.0
16362 1 김용호2019.12.14.0
16361 1 김용호2019.12.14.0
16360 1 김용호2019.12.14.0
16359 1 김용호2019.12.14.0
16358 1 김용호2019.12.14.0
16357 산국차를 마시며 한이나김용호2019.12.14.1
16356 먼지의 시간 한이나김용호2019.12.14.1
16355 1 김용호2019.12.14.0
16354 1 김용호2019.12.14.0
16353 오지항아리 최진연김용호2019.12.14.1
16352 산 하나님의 병원 최진연김용호2019.1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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