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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11.12. 01:07:22

선미숙 시 모음 61편
☆★☆★☆★☆★☆★☆★☆★☆★☆★☆★☆★☆★
《1》
가을 선물

선미숙

아픔 끝자락에
가을바람이 실어 온 소식
다시 꿈을 꿔도 될까?
사랑하는 이와
마주보고 웃는 시간
말없이 바라만 봐도 알 듯한
서로 조금씩 닮은 상체기
눈물은, 시간은
바보 같은 나를 또 한 뼘 철들게 하고
세상에 눈뜨려면 아직도 먼 나는
당신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그저 마음이 녹습니다.
☆★☆★☆★☆★☆★☆★☆★☆★☆★☆★☆★☆★
《2》
가을 앞에서

선미숙

바쁘다는 핑계로 뒤돌아 볼 시간 없이
어느 새 오십을 훌쩍 넘기고 보니
그동안 흘린 눈물과
스쳐간 아픔들이 조금씩 쌓여
얼굴을 만들고 마음을 만들어
지금에 모습으로 남아,
찬바람이 스미는 인생의 가을 앞에 서서
남은 시간을 어떻게 채워가야
한 사람이라도 곱게 간직해주는
빛깔로 남을까 생각해봅니다.
지나온 자리마다 새겨진 어설픔은
어떤 열매를 맺을지 가늠이 되니
원망보다는 부끄러움이 큽니다.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욕심보다는
한 잎이라도 임의 가슴에 고운 추억으로 남는
가을이고 싶습니다.

☆★☆★☆★☆★☆★☆★☆★☆★☆★☆★☆★☆★
《3》
가을 비

선미숙

숙여진 정열을 바람이
차고 지나가면 낙엽은
어제의 빛깔을 간직 할 수 없음에
그 위에 가을비는 내려와 함께 눕잔다

늘 같은 빗소리이건만
하늘빛이 다른 까닭에
바람결이 다른 까닭에
이 밤 홀아비의 가슴은
얼마나 또 시릴련지 가을비는
야속히도 따스한 님의 품을
눈물 토록 생각게 한다

갈비야
외로운 이 내 마음마저도
가져가려마
☆★☆★☆★☆★☆★☆★☆★☆★☆★☆★☆★☆★
《4》
가을 여행

선미숙

떠나자
내 곁을 맴도는
실바람 타고

떠나자
사랑스런 여름의
뒤풀이를 위해

떠나자
낙화 속의 님에이별
눈물 닦아주게

떠나자
퇴색됨의 서글픔 안고
떨어지는 낙엽달래러

떠나자
가을과 나만을 위한
밀회를 위해
☆★☆★☆★☆★☆★☆★☆★☆★☆★☆★☆★☆★
《5》
간 큰 남자

선미숙

사랑을 달랬더니
눈물을 줍니다.

믿음을 달랬더니
배신을 줍니다.

웃음을 달랬더니
욕설만 줍니다.

그러면서
사랑 달랍니다.

자기는 사내랍니다.
갑이랍니다.
☆★☆★☆★☆★☆★☆★☆★☆★☆★☆★☆★☆★
《6》
겁없는 세상

선미숙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적에
호박에다 줄그어도
호박이라 더니

삼 년에 한번씩 강산이
변한다는 요즘엔
호박에 줄그으면
수박이 된단다.

너무 겁없이 변해 가는
좋은 세상 탓이리라.
☆★☆★☆★☆★☆★☆★☆★☆★☆★☆★☆★☆★
《7》
고독

선미숙

가슴속 깊이 깊이
새겨 두고 싶었던 말

기다림이 너무 멀어
외로움이 너무 길다고

구름 속에 달을 찾아
그 속에 숨겨 둔 말

삼켜 버린 눈물은
가슴속에 멍이 됐다고

당신의 애틋한 사랑마저도
슬픔 일 수밖에 없는

홀로된 시간들은
상처로 남아

가슴이 드리워진
그늘 하나 있어

당신 앞에 차마
고백 할 수 없는 말

당신의 사랑 방식이
힘겹습니다.
☆★☆★☆★☆★☆★☆★☆★☆★☆★☆★☆★☆★
《8》
고백

선미숙

우리가 살면 앞으로 얼마나 살겠어요.
이 나이만큼 살면서 깨달은 건
세상은 맘처럼 돌아가는 게 아니니
흘러가는 대로 사는 수밖에

남은 시간하고 싶은 게 있다면
오롯이 나를 위해
고운 추억 쌓는 것
그 시간 속에 함께 하고 싶은 사람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9》
고통

선미숙

장미를 손질하다가
가시에 찔렸다.

보이지 않는 아픔이
자꾸만 따끔거린다.

한참을 더듬어 빼내고 나니
후련하다, 말짱하다.

살면서 찾아오는 고통도
이렇게 빼낼 수 있다면

아무도 모르게, 아무 일 없다는 듯
그렇게 말끔해질 수 있다면

밤새 뒤척이다가 맞이하는 아침은
입 속까지 온통 가시 투성이다.
☆★☆★☆★☆★☆★☆★☆★☆★☆★☆★☆★☆★
《10》
그 해 겨울

선미숙

멀쩡하다가도 눈보라가 친다.
아주 매섭게 몰아친다.
니 아부지 생일 땐 언제나 그려
엄니는 당신의 평탄지 않은 삶을
늘 그렇게 날씨에 빗대어 푸념하셨다.

함께 산 세월 쉰 일곱 해를 채우고
무척 추울 거라는 겨울이 힘을 잃어버린 그 해
아버지는 눈보라 같은 삶을 놓으셨다.
그래도 착하게 사셨으니 가시는 날까지 도와주는 거라고
포근히 내리는 겨울비를 맞으며 사람들은 한 마디씩 건넨다.

쉬는 날이면 저절로 발길이 가는 희망공원
아버지는 영혼의 동무들과 거기 계신다.
그곳은 좋으냐고, 나도 데려가라고,
사진 속 아버지를 보며 한참을 넋두리하고 나오는데
분홍빛 진달래 몇 송이 슬픔 달래듯 눈앞에 어린다.
3월초, 환하게 내리쬐는 햇볕이 말없이 웃는 아버지 얼굴이다.

아직 때가 아닌데 하루가 다르게 잎이 열리는 꽃들!
성급하게 핀 목련은 찬 서리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까맣게 얼어버렸다.
빛깔 잃은 목련을 보고 벚 꽃은 속 모르게 웃고
사람들은 이른 꽃 잔치에 그저 즐겁다.
아버지를 가슴에 묻은 그 해 겨울은 봄처럼 따스했다.
☆★☆★☆★☆★☆★☆★☆★☆★☆★☆★☆★☆★
《11》


선미숙


수 없이 많은 조각들을
이어 놓고
그만큼 많은 꿈들이 일어나
어제도 오늘도
좇고 있는 길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아
허공 속에 떠다니는 길
☆★☆★☆★☆★☆★☆★☆★☆★☆★☆★☆★☆★
《12》
들꽃

선미숙

들판에 이름 없는 꽃이라고
함부로 꺾지 마오.

그도
누구한테는
아름다운 사랑이고
하나뿐인 목숨이니

길가에 이름 모를 꽃이라고
생각 없이 밟지 마오.

그도
꽃을 피우기까지
모진 비바람 견뎌내며
눈물 흘린 세월 있으니
☆★☆★☆★☆★☆★☆★☆★☆★☆★☆★☆★☆★
《13》
또 오늘

선미숙

몸도 마음도 지쳐
누가 툭 건드리면
쓰러져 일어나지 못할 것 같은
너덜너덜해진 내 삶에
다시 찾은 새벽빛은 꺼져 가는 심장을 뛰게 하고
고운 햇살은 포근하게 감싸며
다시 힘을 내라 합니다.
이런 세상도 겪고
저런 세상도 겪으며
그게 사는 거라고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은 없으니
그 잣대에 흔들리지 말자고,
어제는 갔으니 잊어버리자고
내일은 어떤 빛깔의 해가 떠오를지 기다리며
하루를 만나고 그렇게 보냅니다.
☆★☆★☆★☆★☆★☆★☆★☆★☆★☆★☆★☆★
《14》
또 다른 삶

선미숙

한 남자의 사랑을 넘치게 받은 한 여자는
그 넘치는 사랑이 힘겹다고 투정한다.

무능한 어떤 남자는 자신의 모자람만큼
분에 넘치는 여자를 만나 호강하면서도
여자를 괴롭힌다 모자라는 만큼

자신을 과대 평가한 어떤 여자는
자신의 이상형을 찾아 따뜻한 가정을 버리고
가 버렸단다 아주 멀리

끊어 야지 끊어 야지 하면서 날마다 술독을
빤다고 사우나 신세를 지면서도 작은 일에도
술부터 찾아 드는 괴로움을 안고 사는 어떤 여자

귀한 내 자식 넘치는 사랑도 아빠 사랑 엄마 사랑
달리 받은 것은 정말 싫은데 가슴을 더욱 메마르게 하고
방황의 끝은 아직 먼데 어린 나이에 찾아든 건
병든 몸과 상처뿐인 마음

줄담배가 담배 이름이라니 그거 좋은 거니까
피우라고 권했다는 천사 같은 아가씨
요즘에 보기 드문 맑은 샘
☆★☆★☆★☆★☆★☆★☆★☆★☆★☆★☆★☆★
《15》
또 다른 풍경

선미숙

보릿고개 설움
그 설움
포만감으로 채우고

시골 촌놈 그 촌놈
도심 속의 주인이라

쌓여 버린 육신의 기름 덩이
억지 육수로 뽑아 내며
도심 속의 낙원 위를 허무가
달린다

달리고 또 달린다

졸고 있는 저 별은
빈 수레의 욕망을
헤아릴는지
☆★☆★☆★☆★☆★☆★☆★☆★☆★☆★☆★☆★
《16》
만날 수 있을까

선미숙

또 연습이다.
내일은 어떤 인연을 만나고
어떻게 헤어질지
오늘도 그 아픔을 견디는 연습을 한다.

이제는 그만 하고 싶은 가슴앓이
그래서 닫아버린 마음
상처받는 게 무서워
움츠러드는 내 안의 세상

너무나 쉬어진 사랑
짧은 사랑
육체가 원하는 사랑
그 속에 내가 찾는 사랑은 없다.
사랑을 위한 사랑
참사랑은 어디에?
☆★☆★☆★☆★☆★☆★☆★☆★☆★☆★☆★☆★
《17》

먼 훗날

선미숙

긴 세월의 다리를 건너며
누구나 한번쯤 머물렀을
현실에
지금 내가 서 있다.
돌고 돌아 먼 훗날의
나를 그리며
지난날을 안타까워하며
회심에 눈물지을
나를 생각한다.
가슴아픈 기억마저도
소중한 생명 인양
행복했던 기억들도
빛을 간직한 보석 인양
회색 하늘을 이고도
웃을 수 있는
그늘진 달빛에도
마음 비추일 수 있는
얼룩 없는 영혼으로
남겨 질 수 있다면
죽어서도 빚진 맘
없겠네
☆★☆★☆★☆★☆★☆★☆★☆★☆★☆★☆★☆★
《18》
바보

선미숙

복을 복인 줄 모르면
평생
복 없이 사는 게지

내 흠은 돌아볼 줄 모르고
남 탓만 하니
꿈을 꾼들
어찌?
☆★☆★☆★☆★☆★☆★☆★☆★☆★☆★☆★☆★
《19》
밤새 내리는 눈

선미숙

아무도 모르게 별이 떨어진 양
그렇게 당신 곁에 가고 싶었습니다.

당신이 잠들어 있는 문밖에 앉아
환한 미소로 나를 반길
당신의 아침을 기다립니다.

당신이 꿈꾸는 동안 나는 당신의
기쁨을 위해 더 맑은 백색의 살을
찌웁니다.

당신이 꿈꾸는 동안 나는 기도합니다.
내가 당신께 짐이 되지 않기를

나의 소망은 오로지 하얀 줄밖에 모르는
나를 당신이 그저 하얗기 때문에
좋아 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밤새도록 나는 이렇게 작은 소망을 안고
당신의 아침을 기다립니다.
☆★☆★☆★☆★☆★☆★☆★☆★☆★☆★☆★☆★
《20》
별 나무

선미숙

하늘 밭 어느 자리에
내가 심어 둔 별씨 하나가

내가 꾸고 있는 꿈을 먹고
내가 주고 있는 눈빛 먹어

고뇌의 다리 건너
삶이 성숙 할 즈음

그대별이여

하늘 밭 한 이랑에
우뚝 선 나목 되어

내게 행복한 그늘 되어 주길
나 꿈꾸나니

오늘도 별에게 고운 빛
꿈 하나 심어 주는 밤
별이여 안녕
☆★☆★☆★☆★☆★☆★☆★☆★☆★☆★☆★☆★
《21》
비를 맞으며


선미숙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비우고
모두 다 비워 버리고
아무런 소유도
생각도 느낌마저도
다 멈추고서
탁해져 버린 영혼마저도
씻겨 가라
비를 맞는다.
장대비를 맞는다.
☆★☆★☆★☆★☆★☆★☆★☆★☆★☆★☆★☆★
《22》
빈자리

선미숙

상체기만 남은 자리를
무엇으로 채울까요?

눈물도 메마르고
아픔도 무뎌졌습니다.

가슴을 짓누르는 원망, 미움
이제 비우고 나면

그 자리에
웃음이 피어날까요?

그 곳이
빛으로 채워질까요?

고운 꽃 피울 작은 씨앗하나
조심스럽게 심어봅니다.
☆★☆★☆★☆★☆★☆★☆★☆★☆★☆★☆★☆★
《23》
사랑

선미숙

당신은 나를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한다며 늘
걱정입니다.

내가 달아날까 봐,
두 아이의
족쇄를 채워 놓고
늘 걱정입니다.
당신 곁을 떠날까 봐,

나는 당신보다 더 당신을
사랑하지만 아무런
걱정이 없답니다.

내가 당신 곁을 떠날 만큼
현명하지 못하듯이

당신도 나를 떠날 만큼
용감하지 못하니까요.
☆★☆★☆★☆★☆★☆★☆★☆★☆★☆★☆★☆★
《24》
사랑 끝

선미숙

너도 나만큼 아프니
나도 너만큼 아프다.

뜨겁던 심장이 식어가고
눈동자는 빛을 잃었다.

어제까지만
기억에서 지워지기를

오늘
나는 지금 막 태어난 아기이고 싶다.
☆★☆★☆★☆★☆★☆★☆★☆★☆★☆★☆★☆★
《25》
사부곡

선미숙

어제도, 오늘도 해는 떠오릅니다.
이런 아침이 얼마나 보태져야 무뎌 질까요.

할 만큼 했으니
나는 울지 않을 거라고 큰소리 쳤는데
아닙니다. 그게 아닙니다.

발길 가는 곳마다, 눈길 닿는 곳마다
아버지는 거기에 있습니다.

차라리, 추억이 없었다면
지금보다 덜 힘들까요.

함께 한 시간보다 그러지 못한 날이
더욱 많아 아쉽고 또 아쉽습니다.

아름다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줘서 고맙다는
따뜻한 말 한 마디 해드리지 못해
아프고 또 아픕니다.

이제 와서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
무슨 소용일까요.
그저 못난 딸입니다.

다음 생이 있다면 또 다시 아버지와 딸로 만나
세상 사람이 부러워하는 멋진 부녀로 살아요.
아버지!
☆★☆★☆★☆★☆★☆★☆★☆★☆★☆★☆★☆★
《26》


선미숙

내가 배부를 때는
네가 얼마나 배가 고픈지 알 수 없고

내가 건강할 때는
네가 얼마나 아픈지 알 수 없고

내가 행복할 때는
네가 얼마나 불행한지 알 수 없어

누구나
네가 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맛

그 속에서
네가, 내가 되어도 좋을 하루

우리는 그 하루를 기다리며
비바람을 견디고 서 있다.
☆★☆★☆★☆★☆★☆★☆★☆★☆★☆★☆★☆★
《27》
삶의 전부

선미숙

어제 같은 오늘이라고 늘
그 날이 그 날이라고
즐거움을 안고 살기보다는
괴로움이 더 많은 현실이라고
어제의 다정했던 모습이
오늘 내 곁을 떠나
돌아 올 수 없는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났음에
누구에게 말 할 수 있을까?
매일이 같다고
용서라는 말도
참회의 기도를 위해
단 하루의 시간도
베풀지 못한 날들 속에
우리는 그렇게 같은 날을 살아간다
이별을 잊은 채
슬픔을 외면한 채
☆★☆★☆★☆★☆★☆★☆★☆★☆★☆★☆★☆★
《28》
서점에서

선미숙

무엇인가 잃어버린 듯한 가슴을 안고
서점에 문을 당긴다.
먼지가 쌓일 만한 작은 틈새도 없이
빽빽이 자리를 차지한 제목들 모두가
나의 허기진 마음을 유혹한다.
소설, 수필, 시집 등 아니 철학을 논한
책도 좋으리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나의 가난한 마음을
잘도 헤아려 이렇게 넘치는 희생을
감당했으리
오늘도 한 권의 책으로 마음을 달래며
단 한마디의 양식을 줍기 위해
책을 펼친다.
☆★☆★☆★☆★☆★☆★☆★☆★☆★☆★☆★☆★
《29》
세 월 1

선미숙

가다가다 힘에 겨워 쉬어 가도
되련마는 야속한 당신은
그것을 못합니다.

가다가다 목이 말라 물 한 모금 간절
하련마는 독한 당신은 그것을 참습니다.

가다가다 길을 잃어 망설임도 잊으련마는
영리한 당신은 그것을 안 합니다.

가다가다 동무 만나 곡주 한잔하련마는
매정한 당신은 그것을 외면합니다.

가다가다 그리움이 있어 되돌아 볼 수도
있으련마는 차가운 당신은
그것을 잊었습니다.

가다가다 둘 뿌리에 치어 넘어지기도
하련마는 완벽한 당신은 그것을 봅니다.

가다가다 세월은

☆★☆★☆★☆★☆★☆★☆★☆★☆★☆★☆★☆★
《30》
세월 2

선미숙


빨리 가라 철없을 땐
그리도 더디 가더니

천천히 가라 철들어선
왜 그리 잘도 가는지

이제

인심반 미련반 쏟고 나니
남은 건 세월 속의 희한 뿐
☆★☆★☆★☆★☆★☆★☆★☆★☆★☆★☆★☆★
《31》
시인은 시인이 아니다

선미숙

시인은 시인이 아니다.
시인은 시를 쓰지 않는다.

하루하루 삶이
순간 순간 몸짓이
아름다운 단어고
깊은 문장이다.

그에 눈빛이
그에 입술이
꽃이고 노래다.

시인은 오늘도 그렇게
또 한편의 시를
간절한 마음으로
써내려 간다.
☆★☆★☆★☆★☆★☆★☆★☆★☆★☆★☆★☆★
《32》
실 망 1

선미숙

애석하게도 사람에게
또 사람에게
실망을 한다.
내 생각의 잣대와
내가 그린 모습들이
너무 단편적인
까닭에 또다시 한숨이
꺾이는 안타까움을
겪는다.
누구에게나 카멜레온의
속성이 있다는 것을
나는 잠깐씩 망각하며
산 까닭에 또다시
가슴이 허어한
쓰라림을 안는다.
짧은 생각일지라도
너는 내가 될 수 없고
나는 네가 될 수 없는 것을
☆★☆★☆★☆★☆★☆★☆★☆★☆★☆★☆★☆★
《33》
실 망 2

선미숙

다 비우지 못한
마음 탓에
다 버리지 못한
미련 탓에
무풍에도 흔들리는
무거운 표정들
나는 이만큼 했는데
너는 그만큼 이니
마음을 표정을
저울질해야 하는
포장된 생각
수맥 저 끝에
맑은 물이 흐르듯
생각 저 끝에
평화로운 믿음이 있음을
왜 모를까
☆★☆★☆★☆★☆★☆★☆★☆★☆★☆★☆★☆★
《34》
심 초

선미숙

살아가는 날들이 힘겹거든
힘겨운 만큼의
깨달음이 있을 것이며

누군가로 인해 고통을
받거든
그 고통으로 인해
커짐을 감사 할 것이며

스스로를 다스리기
힘겹거든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음을 알아야 하리.
☆★☆★☆★☆★☆★☆★☆★☆★☆★☆★☆★☆★
《35》


선미숙

어디에도 풀지 못한 마음을
쌓인 마음을
구름 되게 하여 눈으로 나리면
너른 땅 품에 안겨
모두 사라질 텐데
모두 비워질 텐데

누구한테 주지 못한 마음을
아낀 마음을
구름 되게 하여 봄비로 내리면
마른 숨결마다 촉촉하게 스며
모두 파란빛일 텐데
모두 열매될 텐데.
☆★☆★☆★☆★☆★☆★☆★☆★☆★☆★☆★☆★
《36》
아픔 뒤에

선미숙

아픔만큼
마음이 단단해진 건지
아니면
비워낸 눈물만큼
넉넉해진 건지

다시는 꿈꾸지 말자던 지독한 사랑
앞으로 살면 얼마나 살까?
사는 동안 사랑 없이 살 수 있을까?
사랑을 받으려하지 말고
그래, 내가 사랑하자.

지금은 사치겠지만
밀어내지 말자.
두 눈감을 때
그래도 웃을 수 있는 고운 추억 한 자락
그 힘으로 살아보자.
☆★☆★☆★☆★☆★☆★☆★☆★☆★☆★☆★☆★
《37》
악몽

선미숙

그 곳에 가면 꽃길인 줄 알았다.
그와 함께라면 웃음이겠지 믿었다.
고운 길은 보이지 않고
가면 갈수록 어두운 터널이다.

상체기가 나고
피눈물을 쏟고
가슴에 시커먼 멍이 들고

너무나 멀리 돌아왔다.
길이 아닌 걸 알았을 때
빨리 돌아서야 했다.
너와 나
이제 꿈에서 깨어나자.
☆★☆★☆★☆★☆★☆★☆★☆★☆★☆★☆★☆★
《38》
안개 낀 날

선미숙

태풍이 지나고, 간밤에 밤하늘은
별이 초롱초롱 빛났다.
동이 트려면 한 시간 반쯤 남았는데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가야산으로 가려는데 안개가 앞을 가린다.
운전대를 잡고 잠깐 망설이다가
부춘 산으로 차를 돌렸다.
이른 시간인데 운동하는 사람이 많다.
사진기 가방을 등에 메고
삼각대를 들고 한 칸 한 칸 층계를 오른다.
안개가 숲을 밝힌다.
전망대에 오르는 길은 벌써 안개비에 젖어
물방울이 떨어진다.
올라갈수록 바람이 세다.
꼭대기에 오르니 앞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나무의자도 축축해 앉을 수가 없다.
천천히 내려오면서 가로등과 안개가 만들어 준
빛줄기를 두 컷 찍고 아쉬움을 달래본다.
지금 내 삶도 이렇게 안개 속이다.
날이 밝으면 안개도 거치겠지.
내 삶은 언제쯤 환하게 밝으려나?
☆★☆★☆★☆★☆★☆★☆★☆★☆★☆★☆★☆★
《39》
암자

선미숙

꿈에 보인
이름 석자
망설임 끝에
찾아 나서니
촌락을 지나
굽이굽이 산골
맑은 공기가
나를 이끌고
외길 끝 저 만치에
귀에 익은 풍랑 소리
나를 부르네
무거운 마음 씻어 볼가
향사르고
어설픈 삼배하니
꿈에 본 탁발승은
어디 가고 俗世의
여인이 山寺의
안주인이라 하네
☆★☆★☆★☆★☆★☆★☆★☆★☆★☆★☆★☆★
《40》
애상

선미숙


그리움이 짙어 갈수록 가슴속
깊은 곳에 눈물이 고여 듭니다

외로움이 깊어 갈수록 당신을 향한
마음은 원망만이 쌓여 갑니다

미운 마음 만들어 잊으려 하면
당신은 더 가까이에
다가와 있습니다

내 생각 전부가 당신 모습에
묻혀 버려 꿈마저도 꿀 수가 없습니다

당신을 만나면 눈물이 쏘다 질 것만 같아
차마 목메게 그리운 당신을 뵈옵기가
두렵습니다.
☆★☆★☆★☆★☆★☆★☆★☆★☆★☆★☆★☆★
《41》
어머니

선미숙

열 여덟 고운 빛
고운 향기 어디 가고
세월은 징검다리 해
어느 새 반백
오매 불망 기나긴 밤
여섯 손가락 채워 가며
한으로 쌓인 미움은
노을 빛
등진 굽은 허리 위에
연민으로 젖어 든다
☆★☆★☆★☆★☆★☆★☆★☆★☆★☆★☆★☆★
《42》
얼룩

선미숙

어리석다 어리석다
내가 바로 어리석음이요

업이로다 업이로다
내가 바로 업이로다

가야 하는 길과
선택해야 하는 길

생각 하나 하나에
업이 쌓이고

하루 하루의 삶에
얼룩이 진다.

영혼의 맑은 빛은
어디 가고
무수한 가시들만
머리 속에 박히는가 ?
☆★☆★☆★☆★☆★☆★☆★☆★☆★☆★☆★☆★
《43》


선미숙

비여 있는 바구니에
하나 하나 쌓여 간다.
먼 훗날 고통으로 받을
업들이

본시 타고난 마음을
비단으로 믿으며
용서를 바라지만
그 또한
전생의 업인 것을

쌓이려거든
빛 고운 열매나
쌓일 일이지
왜 바라지 않는 눈물의
꽃들만 쌓여 가는지
거르지도 못한 채
오늘도 바구니에
업이 하나 쌓인다.
☆★☆★☆★☆★☆★☆★☆★☆★☆★☆★☆★☆★
《44》
유죄

선미숙

무수히 많은 생각들을
가지마다 걸쳐놓고
아직도 제 모습을 찾지 못한
바람 닮은 인생아

영혼은 떠도는 것이고
떠돌기에 고달프나
흘려 보낸 시간 뒤엔
얼룩뿐인 발자국

몸부림치며 떨쳐 버릴
죄악의 각질은 두께를 더하고
한 방울 한 방울 스며드는
피 말리는 천사의 눈물이여
☆★☆★☆★☆★☆★☆★☆★☆★☆★☆★☆★☆★
《45》
이별

선미숙

사랑을 찾았는가 했더니
또 다시 이별이라

일생에 단 한번 꽃인가 했더니
망울도 맺어 보지 못하고

안녕 이라는 말도 못한 채
기다리라는 말이
이별가 일 줄이야
☆★☆★☆★☆★☆★☆★☆★☆★☆★☆★☆★☆★
《46》
이별 뒤에

선미숙

그래 아파라
많이 아파라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니
좀 더 아파라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고통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어리석음
돌이킬 수 없는 선택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죽음일지
눈물일지
웃음일지
알 수 없는 이 끝

밤이, 밤이 아니고
낮이, 낮이 아니다.
하루하루 심장은 죽어가고
영혼은 메말라간다.
☆★☆★☆★☆★☆★☆★☆★☆★☆★☆★☆★☆★
《47》
이별 후에 1

선미숙

그대
어느 날 갑자기 날 두고
말없이 떠나서
다시는 내 곁에
올 수 없을 지라도
나 그대 때문에
가슴 저려야 하는
그런 아픈 마음 가지지 않게
그대 날 위해 말 해주오
잠시 머무는 바람이라고

그대
지난 시절이 잊히지 않거든
짧은 기억 더듬어 추억의 노래
한편 지어 가로수 가지 끝에
실어 보내 주오
나 그대 때문에 슬픈 마음
노래 불러 위로 삼으리
그대는 바람이라고
☆★☆★☆★☆★☆★☆★☆★☆★☆★☆★☆★☆★
《48》
이별 후에 2

선미숙

나 아무런 말없이
그대 곁을 떠나
다시 올 수 없을지라도
그대여
나로 인해 슬퍼지거나
눈물 흘리지 말아 다오.
우리 서로 만났던 짧은 인연
잠시 너무도 선명한 꿈을
꾸었던 것이라 생각해 주오.

나 그대와의 순간이
그리워 눈물나거든 아름다운 순간
그림으로 그려 그대와 노닐던
바닷가에 띄우나니 꿈속일지라도
그대여 한때 아름다운 사랑이
있었음을 가슴속에 간직해 주오.
☆★☆★☆★☆★☆★☆★☆★☆★☆★☆★☆★☆★
《49》
인연
선미숙

흐르다 흐르다가 머문 곳도 아니오
떠돌다 떠돌다가 지쳐서도 아니라오
우리 서로 만난 곳 하나뿐인 오작교
우리 서로 만난 것 전생의 업이라오
더 쏟아야 할 눈물이 남아 있어
씨뿌려 곱게 키워 반이라도 갚으라고
모자라는 반쪽 만나 하나 되게 채우라고
후생에서 업 되어 다시 살지 말자고
그렇게 우리는 만났답니다.
☆★☆★☆★☆★☆★☆★☆★☆★☆★☆★☆★☆★
《50》
잃어버린 삶

선미숙

너무 잔인한 빛깔의
사연을 안고
한 닢 떨어져 버리는
은행잎과
삶의 분주함 속에
시름이 깊은
저 이방인은
이 가을밤 긴 얘기의
슬픈 주인공
한잔 가을인 술잔에
가슴에 멍을
다 쏟아 붇고도
젖은 눈에 남아 있는
삶의 진한 미연
오늘도
잃어버린 길을 찾는다.
잃어버린 나를 찾는다.
☆★☆★☆★☆★☆★☆★☆★☆★☆★☆★☆★☆★
《51》
잠아

선미숙

어디로 갔을까.
가까워지지 못하는 까닭은?
가라한 적도 없는데
오지 말라 막지도 않았는데
너무나 야속하게
잠은 또 먼 곳에서 헤맨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갈 수 없는
깊은 그 꿈나라는 오늘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
벌을 주려거든
차라리 다른 벌을 주지
전생에 아무래도 잠 때문에 진 빚이 많은 게다.
책을 펼쳐들어도 약이 되지 않는다.
글을 쓰는 건 더욱 독이다.
밤이 낮인 양 개구리소리만 어둠 속에 신이 났다.
나는 언제쯤 잠과 한 몸이 될 수 있을지?
이젠 지쳐서 내가 잠을 버리고 싶다.
☆★☆★☆★☆★☆★☆★☆★☆★☆★☆★☆★☆★
《52》
잡초

선미숙

열 개의 달을 건너
더 먼 해를 뛰어넘어
한 움큼 눈물의 줄을 타고
잡초 속에 뿌려졌다.

네이름도 잡초
내이름도 잡초

비바람에 흔들리고
눈보라에 숨죽이는
그래서 더 질긴 잡초 생명

잡초가 아니길 갈구하는
애처로운 몸부림
그래서 더 잡초 일 수밖에
없는 잡초 세상

잡초임을 거부하지 못한 채
질긴 생명 끌어안고
그냥 그렇게 산다네 잡초로
☆★☆★☆★☆★☆★☆★☆★☆★☆★☆★☆★☆★
《53》


선미숙


전생의 업을 다 씻지 못해
돈번 사람 돈으로 갚고
힘센 사람 힘으로 갚아라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으니
눈물로나 갚아야지

☆★☆★☆★☆★☆★☆★☆★☆★☆★☆★☆★☆★
《54》
책을 읽다가

선미숙

마음 밖에 마음이 있으니
어찌할까나
내 맘을 마음대로 못하니
마음이 짐이어라.
☆★☆★☆★☆★☆★☆★☆★☆★☆★☆★☆★☆★
《55》
청소를 하며

선미숙

속으로 앓던
인연 한 자락
툴툴
털어 버리니
이렇게 편한 것을
이렇게 가벼운 것을

켜켜이 쌓였던
미움 한 자락
싹싹
닦아내고 나니
이렇게 환한 것을
이렇게 개운한 것을
☆★☆★☆★☆★☆★☆★☆★☆★☆★☆★☆★☆★
《56》
침묵

선미숙

아무 말도 하지 마셔요
당신은
나 또한 침묵하고 싶어요
당신 앞에서
그저 마주선 채로 우리 느껴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알아요
사랑을
당신의 말 한마디에
한 잎 사랑이 지고
나의 말 한마디에
진실이 흘러 버려요
우리 간절한 사랑이 필요 할 때
서로에게 침묵해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서로 느껴 봐요
우리에겐 침묵하고도 전해 질 수 있는
사랑이 있는가를 초월된 사랑이
☆★☆★☆★☆★☆★☆★☆★☆★☆★☆★☆★☆★
《57》
탁한 영혼

선미숙

하루하루 먹물 속으로 빠져드는
영혼을 끌어안고

한발 죽음으로
다가서는 자 꿈꾸는 자

피여 주길 간절히 소망하는
오로지 단 꿈이지만

그러나
먹물 속에 꽃이 필까 핀다면 그것은
죽은 꽃이여 생명을 잃은 꽃이 여라

그래도 피어 주기만을 소망 할 건가
가엾은 영혼이여 탁한 영혼이여
그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
《58》
파도

선미숙

모래 위에 또 하나
아픔을 새기고

또 하나
추억을 새기고

무심한 파도는
그 간절함의 깊이를
헤아릴는지

너무 행복한 웃음에도
너무 기막힌 슬픔에도
파도는
쉼 없이 춤을 춘다.

부딪혀 소멸하는
마지막 몸부림은
무 일 수밖에
없는 역정의
또 다른 얼굴이리라.
☆★☆★☆★☆★☆★☆★☆★☆★☆★☆★☆★☆★
《59》
하얀 어둠

선미숙

짙은 안개 속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기다려도 하늘은 보이지 않고 세상이 온통 하얗다.
어떻게 해야 하나?
어디로 가야하나?
이 하얀 어둠은 언제쯤 걷히려나?
더듬고 더듬어 걸어 온 길
이 길이 맞길 바라면서
조심스럽게 발을 내 딛는다.
마음의 눈을 뜨고 가다보면
언젠가는 보이겠지
멀지 않은 날에
파란 하늘을 볼 수 있기를……
☆★☆★☆★☆★☆★☆★☆★☆★☆★☆★☆★☆★
《60》
허공
선미숙

수 없이 많은 꿈들이
구름을 쫓아 내 달린다.

가다가 넘어질 지언정
꿈이기에 행복하고
꿈꿀 수 있기에 살아간다.

쉼없이 꿈들은
자꾸만 일어나고

그중 꿈꿀 수 없는 자
살아 있어도 죽은 자여

그러나

우리가 뿌려 놓은 꿈들은
허공을 떠돌기에 더 소중하고
쉽게 잡히지 않기에
모두가 꿈을 꾼다.

허공이여
내가 네게로 가련다.
☆★☆★☆★☆★☆★☆★☆★☆★☆★☆★☆★☆★
《61》
허 무

선미숙

하나를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둘을 가지니
가슴은
둘만큼 더 비어 가고
빈 가슴엔
욕망의 흔적들만 남아
온갖 것 다 가진 자
가슴에 남은 것
그 무엇일까
소유의 만족보다는
비여 감의 허무를
우리는 알아야 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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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그도세상 안내*김용호2019.08.12.*
알림 *김용호2018.11.12.*
알림 이점순 시 모음 75편*김용호2018.01.25.*
알림  김수향 시 모음 25편
*김용호2013.08.17.*
알림 주옥같은시어모음*김용호2009.09.07.*
16381 잘 자란 돌 최창균김용호2019.12.14.1
16380 1 김용호2019.12.14.0
16379 1 김용호2019.12.14.0
16378 가뭄이 따라 온다 최풍성김용호2019.12.14.1
16377 병원에서 최풍성김용호2019.12.14.1
16376 1 김용호2019.12.14.0
16375 1 김용호2019.12.14.0
16374 나무가 있는 풍경 한명희김용호2019.12.14.1
16373 1 김용호2019.12.14.0
16372 1 김용호2019.12.14.0
16371 1 김용호2019.12.14.0
16370 1 김용호2019.12.14.0
16369 1 김용호2019.1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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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67 1 김용호2019.1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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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63 1 김용호2019.1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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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53 오지항아리 최진연김용호2019.12.14.1
16352 산 하나님의 병원 최진연김용호2019.1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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